Crimson Review
December 22, 2011
Edge of Sanity는 초기 Swedish Death Metal씬을 개척한 밴드 중에 하나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은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는 없었다. 이는 90년대 초에 스웨덴 데스 메탈씬에 몸을 담고 있던 모든 밴드들도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초기에 스웨덴 데스 메탈의 시초는 Entombed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밴드는 미국과는 유를 달리하는 사운드를 창안해 동시대 북유럽에 근거지를 둔 밴드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Entombed는 두 장의 역사적인 명반을 남겼는데, 그 중에 앞서 발표한 Left Hand Path는 스웨덴 데스 메탈이 남긴 가장 기념비적인 가치를 지닌 걸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앨범은 데스 메탈의 고향이지만 타국 태생 밴드들에겐 무관심한 미국에까지 전파되어 Entombed를 여타 밴드들과 뚜렷하게 차별화시켰다. 그러나 Entombed의 업적은 스웨덴 데스 메탈씬이 발전하는데 있어서 자양분이 되기도 했지만, 그들의 성공은 후발주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기도 했다.
Edge of Sanity 역시 시작점은 Entombed로 잡고 있었는데, 이들은 가장 성공적으로 Entombed의 그늘에서 벗어나 일가를 이룬 밴드였다. 이들의 데뷔 앨범 Nothing But Death Remains는 미국 데스 메탈과 친연성이 있었던 Entombed의 Left Hand Path에한 오마주 앨범에 지나지 않았다. 이 앨범은 범작이 없는 Edge of Sanity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는 가장 평범한 앨범으로 기억되고 있다. Edge of Sanity의 진정한 역사가 시작된 것은 그들의 두 번째 앨범 Unorthodox부터다. Entombed의 영역 너머로 나아가고자 했던 Dan Swanö는 Progressive Metal의 진보적인 작법을 적극 도입하여 오리지널리티 형성을 시도하게 된다. Entombed의 원초적인 사운드에 문학적인 상상력과 복잡다단한 구성과 연주를 결합해 Dan Swanö는 Edge of Sanity 만의 고유의 것을 창안해냈다. 이 앨범은 현재까지도 스웨디시 데스 메탈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Unorthodox에서 주조된 양식미는 Purgatory Afterglow까지는 그대로 반복되면서 차츰 깊이를 더해갔다.
하지만, 아직도 Edge of Sanity에게는 부족했다. Edge of Sanity가 본격적으로 한 사조의 형성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 Entombed의 Left Hand Path만큼 의미심장한 작품을 만들지 못했던 것은 분명했다. Dan Swanö는 마침내 다섯 번째 앨범을 발표해야할 때에 승부수를 띄웠다. 그들은 마치 Rush가 밴드를 해체해야할 지경에 이르렀을 때 20분여의 대곡 2112를 만든 것과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물론 이당시 Edge of Sanity는 Rush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기는커녕 안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자신들의 위치를 상승시키려는 시도를 감행했다. Crimson은 그 실험의 가장 빛나는 산물이었다.
장장 40분여 걸친 이 대곡은 Edge of Sanity를 잘 아는 사람들도 뒷걸음 칠 정도로 길었다. 거의 일체의 상업성을 배제한 듯한 이 앨범은 마치 데스 메탈 팬들에게 들을 테면 들어보라는 식으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Edge of Sanity는 꾸준히 인내력을 요구하는 곡들을 여럿 만들어왔지만, Crimson은 체급에서부터 차원이 달랐다. 교향악곡 만큼이나 긴 이곡은 Edge of Sanity의 기존 팬들조차도 질리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Dan Swanö가 Crimson을 허투로 만든 것은 아니었다. 본작은 40분이라는 긴 호흡을 요구하지만, 충분히 시간을 들여 귀기울일 가치가 있었다. 절망적인 미래의 상황을 컨셉으로 엮은 스토리 라인은 문학적인 구성미와 예술적인 감수성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요소까지 적절하게 담아내 이 앨범을 듣는 청자에게 배가 터질 정도의 만족감을 제공해 준다.
언어의 한계로 인해 대부분의 리스너들이 데스 메탈을 소화할때는 리프와 리듬, 악곡의 구성 정도만을 즐기는 선에 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Edge of Sanity의 Crimson만큼은 반드시 가사와 스토리를 음미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가사까지 신경쓰면서 듣는 것이 비록 힘들다고는 하나, 그런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듣는 것과 그렇지 않고 귀로만 듣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외국 노래를 그렇게까지 들을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표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노력이 수반된 Crimson은 분명 감동으로 보답하는 작품이다.
Crimson을 통해 Edge of Sanity는 드디어 Entombed와 대등한 위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위압적인 규모의 컨셉과 서사적인 연주력, 드라마틱한 구성을 담아낸 Crimson의 가치는 Entombed의 Left Hand Path가 가진 그것과 대등한 수준이었다. 본작은 가히 데스메탈계의 매그넘 오푸스라고 할 만했다. 90년대 중반이면 이미 스웨디쉬 데스 메탈의 헤게모니는 예테보리를 거점으로 활동한 밴드들의 손에 거의 넘어간 시점이었다. 90년대 초기부터 활동한 베테랑 밴드들은 차츰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가 되어갔다. Hypocrisy 같은 예외적인 밴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밴드들은 예테보리 메탈로도 불리우는 Melodic Death Metal에 의해 조용히 묻혀갔다. 명반 Left Hand Path조차 예전만큼의 위상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의 도래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Crimson은 다음 세대의 밴드들과 새로이 유입된 팬들에게 여전히 숭배받고 있다. 이는 Entombed가 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침체기에 빠져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에 반해, 본작을 만든 Dan Swanö가 현재까지 음악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요인은 Crimson자체가 비록 난이도가 있는 작품일지라도, 시대를 초월해 리스너들을 설득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명반이기 때문일 것이다.
Edge of Sanity 역시 시작점은 Entombed로 잡고 있었는데, 이들은 가장 성공적으로 Entombed의 그늘에서 벗어나 일가를 이룬 밴드였다. 이들의 데뷔 앨범 Nothing But Death Remains는 미국 데스 메탈과 친연성이 있었던 Entombed의 Left Hand Path에한 오마주 앨범에 지나지 않았다. 이 앨범은 범작이 없는 Edge of Sanity의 디스코그래피 중에서는 가장 평범한 앨범으로 기억되고 있다. Edge of Sanity의 진정한 역사가 시작된 것은 그들의 두 번째 앨범 Unorthodox부터다. Entombed의 영역 너머로 나아가고자 했던 Dan Swanö는 Progressive Metal의 진보적인 작법을 적극 도입하여 오리지널리티 형성을 시도하게 된다. Entombed의 원초적인 사운드에 문학적인 상상력과 복잡다단한 구성과 연주를 결합해 Dan Swanö는 Edge of Sanity 만의 고유의 것을 창안해냈다. 이 앨범은 현재까지도 스웨디시 데스 메탈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Unorthodox에서 주조된 양식미는 Purgatory Afterglow까지는 그대로 반복되면서 차츰 깊이를 더해갔다.
하지만, 아직도 Edge of Sanity에게는 부족했다. Edge of Sanity가 본격적으로 한 사조의 형성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 Entombed의 Left Hand Path만큼 의미심장한 작품을 만들지 못했던 것은 분명했다. Dan Swanö는 마침내 다섯 번째 앨범을 발표해야할 때에 승부수를 띄웠다. 그들은 마치 Rush가 밴드를 해체해야할 지경에 이르렀을 때 20분여의 대곡 2112를 만든 것과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물론 이당시 Edge of Sanity는 Rush만큼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기는커녕 안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실험적인 시도를 통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자신들의 위치를 상승시키려는 시도를 감행했다. Crimson은 그 실험의 가장 빛나는 산물이었다.
장장 40분여 걸친 이 대곡은 Edge of Sanity를 잘 아는 사람들도 뒷걸음 칠 정도로 길었다. 거의 일체의 상업성을 배제한 듯한 이 앨범은 마치 데스 메탈 팬들에게 들을 테면 들어보라는 식으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Edge of Sanity는 꾸준히 인내력을 요구하는 곡들을 여럿 만들어왔지만, Crimson은 체급에서부터 차원이 달랐다. 교향악곡 만큼이나 긴 이곡은 Edge of Sanity의 기존 팬들조차도 질리게 하는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Dan Swanö가 Crimson을 허투로 만든 것은 아니었다. 본작은 40분이라는 긴 호흡을 요구하지만, 충분히 시간을 들여 귀기울일 가치가 있었다. 절망적인 미래의 상황을 컨셉으로 엮은 스토리 라인은 문학적인 구성미와 예술적인 감수성 뿐만 아니라, 철학적인 요소까지 적절하게 담아내 이 앨범을 듣는 청자에게 배가 터질 정도의 만족감을 제공해 준다.
언어의 한계로 인해 대부분의 리스너들이 데스 메탈을 소화할때는 리프와 리듬, 악곡의 구성 정도만을 즐기는 선에 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Edge of Sanity의 Crimson만큼은 반드시 가사와 스토리를 음미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가사까지 신경쓰면서 듣는 것이 비록 힘들다고는 하나, 그런 부분까지 고려하면서 듣는 것과 그렇지 않고 귀로만 듣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외국 노래를 그렇게까지 들을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표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노력이 수반된 Crimson은 분명 감동으로 보답하는 작품이다.
Crimson을 통해 Edge of Sanity는 드디어 Entombed와 대등한 위상을 획득할 수 있었다. 위압적인 규모의 컨셉과 서사적인 연주력, 드라마틱한 구성을 담아낸 Crimson의 가치는 Entombed의 Left Hand Path가 가진 그것과 대등한 수준이었다. 본작은 가히 데스메탈계의 매그넘 오푸스라고 할 만했다. 90년대 중반이면 이미 스웨디쉬 데스 메탈의 헤게모니는 예테보리를 거점으로 활동한 밴드들의 손에 거의 넘어간 시점이었다. 90년대 초기부터 활동한 베테랑 밴드들은 차츰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가 되어갔다. Hypocrisy 같은 예외적인 밴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밴드들은 예테보리 메탈로도 불리우는 Melodic Death Metal에 의해 조용히 묻혀갔다. 명반 Left Hand Path조차 예전만큼의 위상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의 도래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Crimson은 다음 세대의 밴드들과 새로이 유입된 팬들에게 여전히 숭배받고 있다. 이는 Entombed가 9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침체기에 빠져 부진을 면치 못했던 것에 반해, 본작을 만든 Dan Swanö가 현재까지 음악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요인은 Crimson자체가 비록 난이도가 있는 작품일지라도, 시대를 초월해 리스너들을 설득할 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명반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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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up (members)
- Dan Swanö : Vocals, Guitars, Keyboards
- Sami Nerberg : Guitars
- Andreas Axelsson : Guitars
- Anders Lindberg : Bass
- Benny Larsson : Drums, Percussion
- Guest musicians:
- Anders Måreby : Cello
- Mikael Åkerfeldt : Guitars, Additional Voc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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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Sanity는 1989년 Dan Swanö에 의해 결성되어 2003년까지 총 8장의 앨범을 낸 (이 앨범이 5번째 앨범이니, 이미 이 앨범 발매 시에는 어느 정도 중견 밴드의 선에 올라왔다고 생각된다) 아주 '유명한' 데쓰메탈 밴드이다. 그들은 흔히 프로그레시브 데쓰메탈로 정의되는데, 그 시작이 바로 2집... Read More
▶ Crimson Review (1996)
구르는 돌 95/100
Dec 22, 2011 Likes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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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mson Review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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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9, 2005 Likes : 3
Edge Of Sanity는 Melodic Death Metal의 성지인 스웨덴 출신밴드로 Dan Swano를 주축으로 1989년에 결성되었다. 본작 Crimson은 Death Metal의 궁극적 미학을 담고 있는 다섯 번째 음반으로 40여분짜리 동명타이틀곡 하나만을 수록해 화제가 되었다. Melodic Death Metal이 번성하기 이전 이미 진화의 끝을 확인시켜... Read More
TheBerzerker 95/100
Jan 12, 2014 Likes : 2
1989년 밴드의 프론트맨 Dan Swano 에 의해 결성된 Edge of Sanity는 흔히 이 계열에서 Opeth와 함께 Extreme Metal과 Progressive Rock을 섞기 시작한 선구자적인 느낌으로 잘 알려져 있다. 1집 Nothing But Death Remains 에서는 그냥 순수한 정통 데쓰메탈 사운드를 들려주다가, 이 앨범 Unorthodox부터 슬슬 말그대로...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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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3, 2023 Likes : 1
A single 40-minute track, that manages to weave through almost every style Edge of Sanity has toyed with thus far. Primarily there is Melodeath and Prog Metal, but also OSDM, Gothic Metal, some Doomy parts, of course acoustics and cleans… It’s the full package. It contains a sprawling concept story about the end of mankind revolving around the inability to breed and a god-b...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