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yptoriana - The Seductiveness of Decay Review
Band | |
---|---|
Album | Cryptoriana - The Seductiveness of Decay |
Type | Album (Studio full-length) |
Released | September 22, 2017 |
Genres | Symphonic Black Metal |
Labels | Nuclear Blast |
Length | 52:59 |
Ranked | #1 for 2017 , #175 all-time |
Album rating : 91.7 / 100
Votes : 53 (4 reviews)
Votes : 53 (4 reviews)
May 15, 2019
‘전설’, ‘명작’, ‘부활’ 얼마나 멋진 말들인가. 이는 각각 대중문화에서 정말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 올랐을 때, 그것을 작품으로 증명했을 때, 그리고 긴 침체기 끝에 다시 이름값을 증명했을 때 받는 묵직한 타이틀이다. 그리고 크래들 오브 필쓰(Cradle of Filth, 이하 COF)의 (이하 Cryptoriana)는 전설의 부활을 알리는 명작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COF는 1991년 영국 서포크에서 결성된 심포닉 블랙메탈 밴드로, 블랙메탈을 포함해 가장 ‘빡센’ 메탈을 아우르는 익스트림 메탈씬에서 손꼽히는 강자였다. 초음파에 가까운 고음과 스크리밍을 질러대는 보컬 대니 필스(Dani Filth)를 필두로 펼치는 퍼포먼스는 결점을 찾기 어려웠다. 1998년 런던 아스토리아에서 펼친 라이브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다. 초기작 이후엔 여성보컬과 심포니 편곡으로 서정성을 가미해 세계 각국 앨범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마니아 문화라는 한계도 일부 극복했다.
하지만 차트 성적과 별개로 COF 커리어에 있어 2000년 작 4집 이후로는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가장 큰 원인은 보컬의 기량 저하였다. 익스트림 메탈 보컬은 목을 ‘갈아 넣는’ 창법 때문에 수명이 짧은 편이다. 강철만 같던 필스의 성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음을 내려면 온 몸으로 짜내야 할 지경에 이르렀고 따라서 호흡은 눈에 띄게 짧아졌다. 세션은 세션대로 보컬에 맞춰 빡센 사운드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잃고 진부해졌다. 2012년 발매한 컴필레이션 앨범 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올해의 웃음 후보’라는 조롱까지 당했다.
올해 9월 정규 12집 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이어진 시큰둥한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실망도 하루 이틀, 벌써 18년 째 폼을 찾지 못하는 ‘퇴물’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사실상 없었다. 그러나 막상 앨범이 공개되자 영영 땅 속에 묻혀있을 줄 알았던 COF는 관짝을 부수고 나오는 데 성공했다. 본작에서 COF는 세션부터 보컬까지 전성기 퍼포먼스를 고스란히 재현했는데, 특히 대니 필스는 소모품인 성대가 이렇게까지 회복될 수 있다는 데 경외감이 들만큼 목소리를 되찾았다.
또한 분명한 킬링포인트도 눈에 띈다. 익스트림 메탈은 극단적으로 내달리는 장르 특성상 강렬하지만 그만큼 한 곡 안에서도 질리기 쉬운 편이다. 하지만 COF는 적절히 분위기를 환기하며 질주하는 와중에도 완급조절을 적절히 해낸다. ‘Wester Vespertine’의 연달은 변주, ‘Vengeful Spirit’ 기타 솔로, ‘The Night at Catafalque Manor’의 속삭임 후 쏟아지는 드럼 연타에서는 그 분위기 연출력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덕분에 는 평균 7분에 이르는 대곡의 향연에도 지루할 틈을 찾기 어렵다.
에서 COF가 거둔 성과는 분명하다. 우선 버릴 곡이 하나 없을 만큼 작품으로 너무나 완벽했다. 질주하는 세션, 돌고래처럼 깩깩대는 보컬, 웅장한 사운드 연출까지 지금이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또한 COF는 이를 통해 안 그래도 작고 좁은데 수축해가는 익스트림 메탈에 큰 형님이 돌아왔다는 큰 안도감을 선사한다. 15년을 혁신에 혁신으로 거듭하던 베히모스(Behemoth)마저도 주춤한 이 때, COF의 부활은 한 줄기 빛과도 같다.
설레발이라고 할 수도 있다. 장장 20여 년간 암흑기를 보낸 밴드가 좋은 앨범 하나 낸 것치곤 과분한 반응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본작은 근래 발표된 앨범 중 손에 꼽을 만큼 탁월한 퀄리티를 자랑하며, 그 주인공이 옛 전설이라는 점에서 감흥이 남다르다. 는 분명 향후 몇 년은 곱씹을만한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9.5/10.0
COF는 1991년 영국 서포크에서 결성된 심포닉 블랙메탈 밴드로, 블랙메탈을 포함해 가장 ‘빡센’ 메탈을 아우르는 익스트림 메탈씬에서 손꼽히는 강자였다. 초음파에 가까운 고음과 스크리밍을 질러대는 보컬 대니 필스(Dani Filth)를 필두로 펼치는 퍼포먼스는 결점을 찾기 어려웠다. 1998년 런던 아스토리아에서 펼친 라이브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될 정도다. 초기작 이후엔 여성보컬과 심포니 편곡으로 서정성을 가미해 세계 각국 앨범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마니아 문화라는 한계도 일부 극복했다.
하지만 차트 성적과 별개로 COF 커리어에 있어 2000년 작 4집 이후로는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가장 큰 원인은 보컬의 기량 저하였다. 익스트림 메탈 보컬은 목을 ‘갈아 넣는’ 창법 때문에 수명이 짧은 편이다. 강철만 같던 필스의 성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음을 내려면 온 몸으로 짜내야 할 지경에 이르렀고 따라서 호흡은 눈에 띄게 짧아졌다. 세션은 세션대로 보컬에 맞춰 빡센 사운드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창의력을 잃고 진부해졌다. 2012년 발매한 컴필레이션 앨범 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올해의 웃음 후보’라는 조롱까지 당했다.
올해 9월 정규 12집 로 돌아온다고 했을 때 이어진 시큰둥한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실망도 하루 이틀, 벌써 18년 째 폼을 찾지 못하는 ‘퇴물’에게 기대를 거는 사람은 사실상 없었다. 그러나 막상 앨범이 공개되자 영영 땅 속에 묻혀있을 줄 알았던 COF는 관짝을 부수고 나오는 데 성공했다. 본작에서 COF는 세션부터 보컬까지 전성기 퍼포먼스를 고스란히 재현했는데, 특히 대니 필스는 소모품인 성대가 이렇게까지 회복될 수 있다는 데 경외감이 들만큼 목소리를 되찾았다.
또한 분명한 킬링포인트도 눈에 띈다. 익스트림 메탈은 극단적으로 내달리는 장르 특성상 강렬하지만 그만큼 한 곡 안에서도 질리기 쉬운 편이다. 하지만 COF는 적절히 분위기를 환기하며 질주하는 와중에도 완급조절을 적절히 해낸다. ‘Wester Vespertine’의 연달은 변주, ‘Vengeful Spirit’ 기타 솔로, ‘The Night at Catafalque Manor’의 속삭임 후 쏟아지는 드럼 연타에서는 그 분위기 연출력에 절로 감탄이 나온다. 덕분에 는 평균 7분에 이르는 대곡의 향연에도 지루할 틈을 찾기 어렵다.
에서 COF가 거둔 성과는 분명하다. 우선 버릴 곡이 하나 없을 만큼 작품으로 너무나 완벽했다. 질주하는 세션, 돌고래처럼 깩깩대는 보컬, 웅장한 사운드 연출까지 지금이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또한 COF는 이를 통해 안 그래도 작고 좁은데 수축해가는 익스트림 메탈에 큰 형님이 돌아왔다는 큰 안도감을 선사한다. 15년을 혁신에 혁신으로 거듭하던 베히모스(Behemoth)마저도 주춤한 이 때, COF의 부활은 한 줄기 빛과도 같다.
설레발이라고 할 수도 있다. 장장 20여 년간 암흑기를 보낸 밴드가 좋은 앨범 하나 낸 것치곤 과분한 반응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본작은 근래 발표된 앨범 중 손에 꼽을 만큼 탁월한 퀄리티를 자랑하며, 그 주인공이 옛 전설이라는 점에서 감흥이 남다르다. 는 분명 향후 몇 년은 곱씹을만한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9.5/10.0
12 likes
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
1. | Exquisite Torments Await | 2:15 | 91.3 | 14 | |
2. | Heartbreak and Seance | 6:24 | 96.5 | 19 | Audio Music Video |
3. | Achingly Beautiful | 7:02 | 93.9 | 16 | Lyric Video |
4. | Wester Vespertine | 7:29 | 97.2 | 20 | Audio |
5. | The Seductiveness of Decay | 7:38 | 91.9 | 15 | Audio |
6. | Vengeful Spirit | 6:00 | 91.2 | 15 | |
7. | You Will Know the Lion by His Claw | 7:22 | 93.1 | 15 | Lyric Video |
8. | Death and the Maiden | 8:48 | 92.9 | 16 |
Line-up (members)
- Dani Filth : Vocals
- Rich Shaw : Guitars
- Marek 'Ashok' Smerda : Guitars
- Daniel Firth : Bass
- Martin 'Marthus' Skaroupka : Drums, Keyboards, Orchestrations
- Lindsay Schoolcraft : Female Vocals
10,434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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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yptoriana - The Seductiveness of Decay Review (2017)
Hayarobi 95/100
May 15, 2019 Likes : 12
‘전설’, ‘명작’, ‘부활’ 얼마나 멋진 말들인가. 이는 각각 대중문화에서 정말 범접할 수 없는 위치에 올랐을 때, 그것을 작품으로 증명했을 때, 그리고 긴 침체기 끝에 다시 이름값을 증명했을 때 받는 묵직한 타이틀이다. 그리고 크래들 오브 필쓰(Cradle of Filth, 이하 COF)의 (이하 Crypt...
B1N4RYSUNSET 100/100
Nov 4, 2018 Likes : 8
가장 좋아하는 앨범 다섯개를 꼽으라고 하면 본작은 꼭 한자리를 주고싶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페인킬러, 드림씨어터의 images and words, 라크리모사의 Stille 등과 더불어
내게 한치의 아쉬움도 없는 완벽함으로 각인되어있는 작품이다.
흡혈귀의 에로틱하면서 비극적인 정서를 음악으로 이... Read More
B1N4RYSUNSET 100/100
Dec 6, 2020 Likes : 6
Re-Mistressed 버전 감상문
Cruelty and the beast 가 익스트림 메탈의 정점 중 하나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완벽한 작곡과 그것을 아우르는 괴기스러우면서 고풍스러운 컨셉, 작렬하는 태양의 엄청난 에너지를 연상시키는
때로는 미친 개 처럼 짖어대고 때로는 악마의 달콤한 속삭임... Read More
Midian Review (2000)
OUTLAW 85/100
Mar 30, 2024 Likes : 4
여전히 훌륭하고 만족스러운 심포닉 고딕 록을 들려준다. 하지만 전작들까지 들려주었던, 기념비적이고 신화적인 신비로움은 옅어지고 굉장히 현실적인, 놀이공원이나 민속촌의 귀신의집 스러운 분위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글램메탈이나 비쥬얼계 메탈만 이미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Read More
Midian Review (2000)
이준기 90/100
Mar 29, 2015 Likes : 4
별로 즐겨듣지 않는 장르에 피냄새나는 거부감 느껴지는 목소리까지 ... 아직 낯설지만 Cruelty and the Beast를 통해서 대단한 연주력과 음울한 음악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수 있게 해준 이들의 다음 작품이다. 여전히 피냄새는 진동하지만 멜로디와 분위기는 조금더 세련되어지고 조금...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