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igod Review
October 26, 2020
유럽 메탈씬에서 동구권 국가 출신의 밴드들은 독일이나 스칸디나비아 반도, 이탈리아출신 밴드들과 비교해 봤을때 전체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다. 이는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동구권 국가들의 절대 다수가 냉전 시대에 철의 장막 너머에 있었던 만큼 사람들이 메탈 음악 뿐만아니라 여러 대중음악을 접해볼 기회가 없다시피 하였으니, 이들이 북유럽 출신의 밴드들에 비해 역량면에서 부족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애시당초 동구권 국가들은 음악 하는데 있어서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밴드의 질이나 숫자에서도 영미권 및 유럽 본토에 비해 한참 모자란 실정이다. 그러나 동구권 국가 중에 유독 폴란드에서 여타 독일이나 스웨덴 밴드들 못지 않은 우수한 익스트림 메탈 밴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진기한 일이 벌어졌다. Vader와 Graveland, 그리고 Behemoth의 탄생은 폴란드 출신 밴드들의 역량을 여지없이 증명하는 사례들이다.
Behemoth는 초기에만 해도 노르웨이 성향의 블랙 메탈을 추종하는 밴드 중 하나였다. 그러나 곧이어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데스 메탈로 방향을 수정했다. 밴드의 리더인 Nergal은 지향점을 바꿨지만, 여전히 블랙 메탈적인 요소는 그대로 안고 가면서도 데스 메탈적인 요소는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갔다. 이러한 변화의 정점이 바로 2004년 Demigod을 발표하는 순간이었다. Demigod을 발표하면서 그들의 변화는 일차적으로 일단락 지어졌다. Nergal이 자부할 만큼 이 앨범은 대단한 작품이었고, 이러한 사실은 앨범을 들은 팬들도 인정했다. Demigod은 마치 이전에 발표한 Behemoth의 작품들이 마치 이 작품을 위한 일련의 과정처럼 보이게끔 한다.
Behemoth는 Demigod에서 마치 성서 속에 등장하는 사악한 짐승만큼이나 사납게 연주한다. 테크니컬한 연주는 비교적 호흡이 짧은 곡들에 최대한 많은 부분을 들려주려는 듯이 숨가쁘게 진행한다. 정신 사나울 정도로 광폭하게 연주하지만, 한곡 한곡이 정리정돈이 안 되어서 혼란스럽기는커녕 선명하게 뇌리에 남는다. 연주나 구성도 뛰어나지만, 본작에서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밴드가 장르를 변경하면서도 안고 갔던 블랙 메탈적인 요소이다. 그로울링과 디스토션이 잔뜩 걸린 기타가 토해내는 폭력성과 야만성과 함께 몸서리처질 만큼 사악한 분위기는 그들만의 독특한 오리지널리티를 형성하고 있다. 심장을 조이는 듯한 섬뜩한 느낌은 블랙 메탈을 들으면서 느꼈던 만족감을 동시에 가지게 해준다. Behemoth는 데스 메탈틀과 블랙 메탈을 가장 이상적인 수준에서 조화시켰다. Demigod은 가히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만하다. 이 정도로 완벽한 조화를 이룬 밴드는 90년대 Dissection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에는 종종 특출난 곡이 없어 아쉽다는 평도 가끔 들리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평에는 그다지 공감하지 않고 있다. 모든 곡에, 이 시기 음악적 역량이 정점에 올라있던 Nergal의 솜씨가 짙게 배어있는지라 본작에서 빼놓을 트랙이 없다시피 하다. 야만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Sculpting The Throne ov Seth부터 이교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타이틀 트랙, 그리고 장엄하면서도 불경스러움으로 사악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곡 The Reign ov Shemsu-Hor까지, Demigod에서 허투루 들어야할 트랙은 단 한곡도 없다. Behemoth가 발표한 앨범마다 전반적으로 뛰어난 곡들이 즐비하지만, Demigod 만큼 곡들의 퀄리티나 양질의 곡들이 풍성한 작품은 달리 없을 듯하다. 2014년도에 발표한 The Satanist가 밴드 커리어의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했다는 평이 자자하지만, 이들 커리어의 전환점이 되어준 Demigod에 비견할 만큼의 음악적 의의를 성취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이 앨범을 통해 Behemoth는 동구권 메탈이라는 협소한 지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익스트림 메탈 밴드라는 타이틀을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Demigod에서 완성된 Behemoth의 공식은 이후의 앨범들에서 약간의 변동은 있을지라도 대체로 거의 지켜진다. 후속 앨범인 The Apostasy나 Evangelion은 이 앨범 이상으로 성공해서 Behemoth의 명성을 드날리는데 크게 공헌했다. 그러나 이후의 앨범들은 이 앨범에 비해 아무래도 중요도면에서 다소 떨어진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Demigod에서 그들만의 유니크한 음악 양식이 완성된 형태를 이루었으니 말이다. 아마도 Demigod은 Behemoth의 표준을 세운 앨범으로 익스트림 메탈 팬들은 장르의 수명이 다해가는 순간까지 기억해 갈 것이다.
Behemoth는 초기에만 해도 노르웨이 성향의 블랙 메탈을 추종하는 밴드 중 하나였다. 그러나 곧이어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데스 메탈로 방향을 수정했다. 밴드의 리더인 Nergal은 지향점을 바꿨지만, 여전히 블랙 메탈적인 요소는 그대로 안고 가면서도 데스 메탈적인 요소는 지속적으로 강화시켜 나갔다. 이러한 변화의 정점이 바로 2004년 Demigod을 발표하는 순간이었다. Demigod을 발표하면서 그들의 변화는 일차적으로 일단락 지어졌다. Nergal이 자부할 만큼 이 앨범은 대단한 작품이었고, 이러한 사실은 앨범을 들은 팬들도 인정했다. Demigod은 마치 이전에 발표한 Behemoth의 작품들이 마치 이 작품을 위한 일련의 과정처럼 보이게끔 한다.
Behemoth는 Demigod에서 마치 성서 속에 등장하는 사악한 짐승만큼이나 사납게 연주한다. 테크니컬한 연주는 비교적 호흡이 짧은 곡들에 최대한 많은 부분을 들려주려는 듯이 숨가쁘게 진행한다. 정신 사나울 정도로 광폭하게 연주하지만, 한곡 한곡이 정리정돈이 안 되어서 혼란스럽기는커녕 선명하게 뇌리에 남는다. 연주나 구성도 뛰어나지만, 본작에서 가장 인상적인 요소는 밴드가 장르를 변경하면서도 안고 갔던 블랙 메탈적인 요소이다. 그로울링과 디스토션이 잔뜩 걸린 기타가 토해내는 폭력성과 야만성과 함께 몸서리처질 만큼 사악한 분위기는 그들만의 독특한 오리지널리티를 형성하고 있다. 심장을 조이는 듯한 섬뜩한 느낌은 블랙 메탈을 들으면서 느꼈던 만족감을 동시에 가지게 해준다. Behemoth는 데스 메탈틀과 블랙 메탈을 가장 이상적인 수준에서 조화시켰다. Demigod은 가히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할 만하다. 이 정도로 완벽한 조화를 이룬 밴드는 90년대 Dissection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없었다.
앨범에 수록된 곡들에는 종종 특출난 곡이 없어 아쉽다는 평도 가끔 들리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평에는 그다지 공감하지 않고 있다. 모든 곡에, 이 시기 음악적 역량이 정점에 올라있던 Nergal의 솜씨가 짙게 배어있는지라 본작에서 빼놓을 트랙이 없다시피 하다. 야만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는 Sculpting The Throne ov Seth부터 이교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타이틀 트랙, 그리고 장엄하면서도 불경스러움으로 사악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대곡 The Reign ov Shemsu-Hor까지, Demigod에서 허투루 들어야할 트랙은 단 한곡도 없다. Behemoth가 발표한 앨범마다 전반적으로 뛰어난 곡들이 즐비하지만, Demigod 만큼 곡들의 퀄리티나 양질의 곡들이 풍성한 작품은 달리 없을 듯하다. 2014년도에 발표한 The Satanist가 밴드 커리어의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했다는 평이 자자하지만, 이들 커리어의 전환점이 되어준 Demigod에 비견할 만큼의 음악적 의의를 성취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이 앨범을 통해 Behemoth는 동구권 메탈이라는 협소한 지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익스트림 메탈 밴드라는 타이틀을 확보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Demigod에서 완성된 Behemoth의 공식은 이후의 앨범들에서 약간의 변동은 있을지라도 대체로 거의 지켜진다. 후속 앨범인 The Apostasy나 Evangelion은 이 앨범 이상으로 성공해서 Behemoth의 명성을 드날리는데 크게 공헌했다. 그러나 이후의 앨범들은 이 앨범에 비해 아무래도 중요도면에서 다소 떨어진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Demigod에서 그들만의 유니크한 음악 양식이 완성된 형태를 이루었으니 말이다. 아마도 Demigod은 Behemoth의 표준을 세운 앨범으로 익스트림 메탈 팬들은 장르의 수명이 다해가는 순간까지 기억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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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
1. | Sculpting the Throne ov Seth | 4:41 | 96.9 | 10 | Audio |
2. | Demigod | 3:31 | 97.2 | 11 | Audio |
3. | Conquer All | 3:30 | 98.9 | 11 | Music Video |
4. | The Nephilim Rising | 4:21 | 98.1 | 10 | Audio |
5. | Towards Babylon | 3:22 | 95 | 10 | |
6. | Before the Aeons Came | 2:58 | 94.4 | 9 | |
7. | Mysterium Coniunctionis (Hermanubis) | 3:41 | 90.6 | 9 | |
8. | Xul | 3:11 | 93.1 | 10 | |
9. | Slaves Shall Serve | 3:05 | 97.5 | 12 | Audio |
10. | The Reign ov Shemsu-Hor | 8:27 | 93.1 | 10 |
10,415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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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But God demonstrates his own love for us in this: While we were still sinners, Christ died for us.)"
- 로마서 5장 8절
전작인 The Satanist를 통해 밴드의 색채를 가장 확연하게...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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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비적인 작품 Demigod 이후로 명성에 걸맞는 앨범을 지속적으로 히트시키며 블랙큰드 데스메탈의 정점에 군림해온 밴드의 진화가 아직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주는 앨범. 전작 Evangelion에서 기존의 이교적인 메세지를 본격적인 기독교 세계관으로 편입시켜 대놓고 사타니즘을 표현하였는데...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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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 23, 2013 Likes : 5
Poland는 동유럽 공산권에 속한 역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타 지역에 비해 Vader, Decapitated, Riverside, Pathfinder등 익스트림과 파워메탈 등지에서 활동하는 유수의 밴드들을 보유하고 있다. 블랙메탈에 뿌리를 두고 상당히 세련된 데스메탈을 들려주는 Behemoth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가...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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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5번째 천지창조에 탄생한 짐승들의 왕이라 불리는 괴수다.
보통은 이렇게 알고 있지만, 중세 악마학에서는 이 짐승을 다르게 왜곡시켰는데, 구약성서에 나오는 하마같이 생긴 묘사는 나오지 않는다, 배가 불룩 튀어나온 익살스런 모습에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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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메탈의 거장을 향해 가는 밴드, Behemoth 초기 앨범들 중 두 번째 걸음인 Grom입니다. 블랙 메탈 치고는 비교적 밝은 분위기인지라 호불호가 꽤나 갈리기도 합니다. Darkthrone이나 Burzum과 비교해서 많이 멜로딕한 편이기에 Dissection과 같은 갈래로 보아도 무방할 Behemoth만의 워 메탈 앨범입니... Read More
Demigod Review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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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9, 2015 Likes : 4
Behemoth는 폴란드 출신의 Modern Death Metal밴드로 이미 이 바닥에서는 독보적인 사운드를 갖춘 밴드이다. 그동안 이들은 오랜 시간 서서히 변화해오며 그 긴여정을 보낸 앨범들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Demigod]을 발매하며 수많은 Extreme Metal 팬들에게 찬사를 받고 많은 인기를 얻었다. 정통 Bla...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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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emoth의 두번째 정규앨범으로 세션멤버를 기용해서 늘어난 비중인 Keyboard와 새로운 시도의 여성 Vocal의 참여가 돋보인다. 다소 실험적인 세션기용은 앨범의 큰 변화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분위기의 표현을 나타내고자 하는 정도로 쓰인다.
하지만 역시나 시도 정도로 그친게 다행이라고... Read More
Thelema.6 Review (2000)
휘루 85/100
Sep 1, 2015 Likes : 2
[Satanica]에서부터 시작된 Blackened Death Metal 사운드를 이어가는 Behemoth의 5번째 정규앨범으로 더욱 정교해진 연주력과 잘 정돈된 구성이 상당히 돋보이는 앨범이다. Behemoth의 사운드 축인 'Inferno'의 자비 없는 Drumming이 더욱 탄탄해졌고 신경질적이고 사악한 분위기를 내뿜는 Guitar ton과 과격한... Read More
Satanica Review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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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 27, 2015 Likes : 2
본격적인 Behemoth식 Death Metal 노선을 갈아탄 시발점인 4번째 정규앨범이다. 지난 작품들과는 다르게 Death Metal 사운드로 변화, 혹은 이전 팬들에게는 변절이라는 표현을 쓸 수가 있는데 본인이 생각 했을때는 이러한 '장르의 변화'가 없었다면 그저그런 밴드로 취급당하거나 그냥 평범한 Black...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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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루 90/100
Aug 7, 2015 Likes : 2
Behemoth의 세번째 Demo로 이전 Demo에서 들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엄청나게 발전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차디찬 날카로운 Tremolo Riff와 곡의 흐름을 잘 연결시켜주는 다양한 패턴의 Drumming, 토속적인 분위기와 스산함을 잘 살려주는 Keyboard 연주로 채워졌다. Riff의 Melod...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