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adel Review
November 22, 2014
예술은 예술가와 예술 작품이 같이 있어야 성립할 수 있다. 예술가는 작품을 만들고 작품은 예술가를 만든다. 둘을 따로 떨어뜨려놓고 생각하면 한 쪽은 산소만 축내는 인간 모양의 껍질, 다른 쪽은 아무렇게나 배열된 점, 선, 면, 색의 연속일 뿐이다. 이 둘을 같이 놓고 생각한 뒤에야 예술가는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느냐 바꾸느냐는 결정을 할 수 있고, 작품은 예술가의 시대상과 심리로부터 비롯된 의미를 얻는다.
NeO의 전작 Portal of I는 음악가된 입장에서 시각 예술을 흉내내어 강렬한 시각적인 심상을 만들어내려는 시도였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7개 그림으로 이루어진 단편선이었다고 할 수 있다. 노래에는 과거로부터 미래로 나아가는 시간의 흐름이란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부수고 시간축에 고정된 심상을 음악을 통해 묘사하면서 데뷔작에서 기대하는 참신함과 함께 묘사의 노련함을 아낌없이 선보였다. 이 것이 필자가 Portal of I에 100점을 준 이유였다.
하지만 Portal of I를 통해 보여준 단편선은 완벽한 작품은 아니었다. Forget Not을 제외한 나머지 곡은 NeO라는 밴드 자신과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심상과 감정의 연속이었다. 밴드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탐미였다. 다른 밴드에 비교하면야 이 정도로 순수하게 탐미를 추구하는 메탈 곡이 드물기에 그만큼 주목을 받았던 것이지만, 다른 밴드를 생각하지 않고 NeO만을 염두에 둔다고 하면 청자의 공감을 얻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이들 작품은 청자들에게 NeO라는 밴드의 정체성을 각인시키기는 했다. 하지만 NeO가 예술가의 입장에서 이들 작품, 더 나아가 청자에게 더해주는 경험이나 의미는 미흡했다. 작품 자체는 환상적이지만 작품을 만든 예술가와는 동떨어져있다는, 뭔가 말로 표현하기 미묘하지만 허전하거나 찝찝한 기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
Portal of I와 본작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 Citadel의 곡에는 앨범의 3개 곡을 묶어주는 화자가 있다. 이 화자가 3개 곡을 어떻게 묶는지에 대한 힌트는 곡의 제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첫번째 곡의 이름은 Triptych Lux, 즉 빛의 세 폭 그림인데, 곡 자체가 세 폭 그림처럼 3개의 장(Movements)으로 이루어져있음을 알려주는 동시에, 앨범의 3개 곡을 촛점이 셋으로 나누어진 세 폭 그림으로 보고 해석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준다. "3개 부분으로 만들어진 곡"과 "3개 곡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레시브 메탈 앨범"이라는 두가지 의미를 세 폭 그림(Triptych)라는 단어 하나로 함축한 것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들 정도로 멋진 작명이다.
우선 가사를 쓴 Xenoyr는 이전작에서 그랬듯 서양화와 서양화가를 통해서 바탕이 되는 심상을 깔아주고 있다. Triptych Lux에서 보스(Hieronimus Bosch)의 "세속적 쾌락의 동산(Der Garten der Lüste)"은 세 폭 그림 양식의 원형으로 인용되었고, 브뤼헐(Pieter Brueghel de Oude)의 작품 "반란 천사들의 추락(Der Sturz der rebellierenden Engel)"은 1번 코러스에서 말 그대로 천사가 캔버스로 떨어지는 묘사로 쓰였다. 벡신스키(Beksiński)의 황량하고 그로테스크한 작품세계 역시 Phyrric 전반부의 황량함을 표현하기 위해 인용되었다.
그와 동시에 작품 전반에는 블랙홀에 대한 비유가 매우 많다. 특히 관찰자가 블랙홀을 볼 때 발생하는 세가지 시점에 대한 묘사를 위 서양화의 묘사를 통해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폭풍과 폭발하는 빛, 캔버스에 빨려들어가는 천사는 블랙홀 주변에서 빨려들어가며 회전하는 성간 물질과 양극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질파에 대한 비유이고, Phyrric과 Devour Me, Colossus: Blackholes에서 보여주는 고통스럽지만 빠져나올 수 없이 빨려들어가는 묘사는 블랙홀에 빠져들어가는 관찰자의 시점이고, Triptych Lux의 2~3번째 파트(Cynosure - Curator)에서 이야기하는 잃어버린 아이들(Lost Children)과 유리 자궁(Stained Glass Womb)은 외부 관찰자의 입장에서 볼 때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대상이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상대성 효과에 의해) 느려지다가 멈추는 것 처럼 관측되는 현상에 대한 묘사이다. 블랙홀에 대해 과학적으로 정확한 묘사를 가사로 표현하는 시각 예술로 했다는 것이 상당히 놀랍다. 이 쯤만 해도 본작은 이미 음악계의 인터스텔라에 버금가는 위치를 확보했다.
이렇게 3개 트랙에 걸쳐서 노래한 블랙홀은 다시 삶과 죽음의 순환에 대한 비유로 쓰인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에서 어떻게 삶에 대한 비유를 찾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간단하다. 블랙홀이 형성되기 전, 항성을 이루는 물질은 자기 중력에 의해 뭉치다가 초신성으로 폭발하여 성간물질로 흩어지면서 성운을 이루고, 이 성운에서 새로운 항성이 다시 탄생한다. Blackholes의 마지막 2분간 역시 중력에 이끌려 빨려들어가던 무언가가 뭉치다가 빛나게 폭발하는 장면을 묘사한다. 첫번째 트랙과 마지막 트랙의 주제가 수미상관을 이루고, Triptych Lux의 첫번째 파트가 탄생을 노래하다가 죽음을, Blackholes의 초중반까지 죽음의 고통을 노래하다가 후반에서 탄생을 노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블랙홀을 통해 삶과 죽음의 순환을 노래한 NeO는 이 순환의 과정은 변하지 않는, 성채처럼 튼튼한 진리라는 뜻에서 앨범 제목으로 성채(Citadel)라는 단어를 선정했다. 마지막 트랙 Blackholes에서 Citadel은 죽음의 장이자 삶의 장이라는 상반된 의미로 묘사되는데, 이는 사실 상반된 의미가 아니라 성채의 어디에 서있느냐에 따라 성채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듯이, 삶과 죽음의 순환에서 어느 과정에 서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을 겪게 되지만 사실은 모두 같은 과정일 뿐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심상 세계는 다시 유리 자궁(Glass Womb), 즉 유리 구슬을 자궁삼아 담긴 태아의 해골을 상징으로 하여 삶과 죽음이 분리되어있지 않음을 다시 강조하고 있다. 본 앨범의 뒷면과 두번째 티셔츠에 그려진 해골 유리(Skull Glass)역시 같은 의미이다. (둘 다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본작의 많은 해외 리뷰에서는 본작을 처음 들었을 때 예측이 불가능한 작품이라고 평가하였다. 필자가 볼 때 본작이 이렇게 예측 불가능하게 전개되는 이유는 Citadel과 유리 자궁이라는 4차원적인 비유와 심상을 3차원의 존재인 화자의 눈을 통해 음악이라는 2차원적인 좌표계에 투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높은 차원의 물체를 낮은 차원으로 투영시킬 때 좌표계에 없던 것이 갑자기 생겨났다 사라지는 현상과 같다. 사실 이런 특징은 명작으로 인정받는 시각 예술이 모두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다. 앞뒤 사정이 있는 것을 그린 모든 2차원적인 그림은 앞뒤라는 시간의 흐름을 지닌 4차원의 존재가 3차원 공간에 투영된 이미지를 2차원으로 옮겨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단계에 걸친 비유적인 묘사를 하고 예측불가능한 전개를 하면서도 전작과 다르게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이 특히 눈에 띈다. 청자는 가사를 보지 않고서도 Xen의 그로울링과 Tim Charles의 클린 보컬/바이올린을 통해 밝고 어두운 심상이 대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아채고 첫번째와 마지막 트랙의 수미상관을 통해 무언가 순환이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집중력은 밴드원들이 자신들의 심상 세계를 Black Hole, Citadel과 Glass Womb이라는 구체적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게 파악한데서 온 자신감에 기인한다.
앨범 내에 쓸모 없는 트랙이나 마디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곧 지난 2년동안 밴드 스스로가 작곡의 결과물에 대해 완벽한 통제력을 획득하였음을 알려준다. 모든 밴드원은 자기 파트가 필요하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어 앨범이 필요로 하는 요소를 더하는 동시에, 전작과 다르게 쓸 데 없이 끼어드는 행위를 지양하고 오히려 음을 절제하는 동안 추진력을 모으다가 터뜨린다. 특히 전작에서 곁다리에 가까웠던 Tim Charles의 바이올린은 감미로움과 슬픔, 그리고 에리히 잔의 선율(The Music of Erich Zann, H.P. Lovecraft)을 연상시키는 스산함을 오가면서 기타만으로는 할 수 없는 감정 표현을 더하여 완벽한 메탈 앨범을 완벽한 음악 앨범으로 격상시켰다.
가사 쓰고 그로울링에 앨범 커버 담당인 Xenoyr, 클린 보컬과 바이올린을 담당하는 Tim Charles, 왼손잡이 베이스 Cygnus, 드럼 담당 Dan Presland, 기타리스트 Matt Klavins와 Benjamin Baret. 이들이 돈 걱정 없이 마음껏 작곡을 할 수 있도록 내한 공연을 꼭 가라. 두번 가라. 나가는 길에 티셔츠도 사라. 앨범을 두장 사서 친구에게 한 장 줘라.
킬링 트랙: 다 듣자.
NeO의 전작 Portal of I는 음악가된 입장에서 시각 예술을 흉내내어 강렬한 시각적인 심상을 만들어내려는 시도였다. 더 간단히 말하자면 7개 그림으로 이루어진 단편선이었다고 할 수 있다. 노래에는 과거로부터 미래로 나아가는 시간의 흐름이란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부수고 시간축에 고정된 심상을 음악을 통해 묘사하면서 데뷔작에서 기대하는 참신함과 함께 묘사의 노련함을 아낌없이 선보였다. 이 것이 필자가 Portal of I에 100점을 준 이유였다.
하지만 Portal of I를 통해 보여준 단편선은 완벽한 작품은 아니었다. Forget Not을 제외한 나머지 곡은 NeO라는 밴드 자신과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는 심상과 감정의 연속이었다. 밴드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탐미였다. 다른 밴드에 비교하면야 이 정도로 순수하게 탐미를 추구하는 메탈 곡이 드물기에 그만큼 주목을 받았던 것이지만, 다른 밴드를 생각하지 않고 NeO만을 염두에 둔다고 하면 청자의 공감을 얻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이들 작품은 청자들에게 NeO라는 밴드의 정체성을 각인시키기는 했다. 하지만 NeO가 예술가의 입장에서 이들 작품, 더 나아가 청자에게 더해주는 경험이나 의미는 미흡했다. 작품 자체는 환상적이지만 작품을 만든 예술가와는 동떨어져있다는, 뭔가 말로 표현하기 미묘하지만 허전하거나 찝찝한 기분이 생길 수 밖에 없다.
Portal of I와 본작의 결정적인 차이점이 여기에 있다. Citadel의 곡에는 앨범의 3개 곡을 묶어주는 화자가 있다. 이 화자가 3개 곡을 어떻게 묶는지에 대한 힌트는 곡의 제목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첫번째 곡의 이름은 Triptych Lux, 즉 빛의 세 폭 그림인데, 곡 자체가 세 폭 그림처럼 3개의 장(Movements)으로 이루어져있음을 알려주는 동시에, 앨범의 3개 곡을 촛점이 셋으로 나누어진 세 폭 그림으로 보고 해석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준다. "3개 부분으로 만들어진 곡"과 "3개 곡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레시브 메탈 앨범"이라는 두가지 의미를 세 폭 그림(Triptych)라는 단어 하나로 함축한 것은 무릎을 탁 치게 만들 정도로 멋진 작명이다.
우선 가사를 쓴 Xenoyr는 이전작에서 그랬듯 서양화와 서양화가를 통해서 바탕이 되는 심상을 깔아주고 있다. Triptych Lux에서 보스(Hieronimus Bosch)의 "세속적 쾌락의 동산(Der Garten der Lüste)"은 세 폭 그림 양식의 원형으로 인용되었고, 브뤼헐(Pieter Brueghel de Oude)의 작품 "반란 천사들의 추락(Der Sturz der rebellierenden Engel)"은 1번 코러스에서 말 그대로 천사가 캔버스로 떨어지는 묘사로 쓰였다. 벡신스키(Beksiński)의 황량하고 그로테스크한 작품세계 역시 Phyrric 전반부의 황량함을 표현하기 위해 인용되었다.
그와 동시에 작품 전반에는 블랙홀에 대한 비유가 매우 많다. 특히 관찰자가 블랙홀을 볼 때 발생하는 세가지 시점에 대한 묘사를 위 서양화의 묘사를 통해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폭풍과 폭발하는 빛, 캔버스에 빨려들어가는 천사는 블랙홀 주변에서 빨려들어가며 회전하는 성간 물질과 양극에서 뿜어져나오는 물질파에 대한 비유이고, Phyrric과 Devour Me, Colossus: Blackholes에서 보여주는 고통스럽지만 빠져나올 수 없이 빨려들어가는 묘사는 블랙홀에 빠져들어가는 관찰자의 시점이고, Triptych Lux의 2~3번째 파트(Cynosure - Curator)에서 이야기하는 잃어버린 아이들(Lost Children)과 유리 자궁(Stained Glass Womb)은 외부 관찰자의 입장에서 볼 때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대상이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상대성 효과에 의해) 느려지다가 멈추는 것 처럼 관측되는 현상에 대한 묘사이다. 블랙홀에 대해 과학적으로 정확한 묘사를 가사로 표현하는 시각 예술로 했다는 것이 상당히 놀랍다. 이 쯤만 해도 본작은 이미 음악계의 인터스텔라에 버금가는 위치를 확보했다.
이렇게 3개 트랙에 걸쳐서 노래한 블랙홀은 다시 삶과 죽음의 순환에 대한 비유로 쓰인다.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에서 어떻게 삶에 대한 비유를 찾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간단하다. 블랙홀이 형성되기 전, 항성을 이루는 물질은 자기 중력에 의해 뭉치다가 초신성으로 폭발하여 성간물질로 흩어지면서 성운을 이루고, 이 성운에서 새로운 항성이 다시 탄생한다. Blackholes의 마지막 2분간 역시 중력에 이끌려 빨려들어가던 무언가가 뭉치다가 빛나게 폭발하는 장면을 묘사한다. 첫번째 트랙과 마지막 트랙의 주제가 수미상관을 이루고, Triptych Lux의 첫번째 파트가 탄생을 노래하다가 죽음을, Blackholes의 초중반까지 죽음의 고통을 노래하다가 후반에서 탄생을 노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블랙홀을 통해 삶과 죽음의 순환을 노래한 NeO는 이 순환의 과정은 변하지 않는, 성채처럼 튼튼한 진리라는 뜻에서 앨범 제목으로 성채(Citadel)라는 단어를 선정했다. 마지막 트랙 Blackholes에서 Citadel은 죽음의 장이자 삶의 장이라는 상반된 의미로 묘사되는데, 이는 사실 상반된 의미가 아니라 성채의 어디에 서있느냐에 따라 성채의 모습이 다르게 보이듯이, 삶과 죽음의 순환에서 어느 과정에 서있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을 겪게 되지만 사실은 모두 같은 과정일 뿐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심상 세계는 다시 유리 자궁(Glass Womb), 즉 유리 구슬을 자궁삼아 담긴 태아의 해골을 상징으로 하여 삶과 죽음이 분리되어있지 않음을 다시 강조하고 있다. 본 앨범의 뒷면과 두번째 티셔츠에 그려진 해골 유리(Skull Glass)역시 같은 의미이다. (둘 다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찾아볼 것을 추천한다.)
본작의 많은 해외 리뷰에서는 본작을 처음 들었을 때 예측이 불가능한 작품이라고 평가하였다. 필자가 볼 때 본작이 이렇게 예측 불가능하게 전개되는 이유는 Citadel과 유리 자궁이라는 4차원적인 비유와 심상을 3차원의 존재인 화자의 눈을 통해 음악이라는 2차원적인 좌표계에 투영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높은 차원의 물체를 낮은 차원으로 투영시킬 때 좌표계에 없던 것이 갑자기 생겨났다 사라지는 현상과 같다. 사실 이런 특징은 명작으로 인정받는 시각 예술이 모두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다. 앞뒤 사정이 있는 것을 그린 모든 2차원적인 그림은 앞뒤라는 시간의 흐름을 지닌 4차원의 존재가 3차원 공간에 투영된 이미지를 2차원으로 옮겨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 단계에 걸친 비유적인 묘사를 하고 예측불가능한 전개를 하면서도 전작과 다르게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것이 특히 눈에 띈다. 청자는 가사를 보지 않고서도 Xen의 그로울링과 Tim Charles의 클린 보컬/바이올린을 통해 밝고 어두운 심상이 대조를 이루고 있음을 알아채고 첫번째와 마지막 트랙의 수미상관을 통해 무언가 순환이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집중력은 밴드원들이 자신들의 심상 세계를 Black Hole, Citadel과 Glass Womb이라는 구체적인 사물에 빗대어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게 파악한데서 온 자신감에 기인한다.
앨범 내에 쓸모 없는 트랙이나 마디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곧 지난 2년동안 밴드 스스로가 작곡의 결과물에 대해 완벽한 통제력을 획득하였음을 알려준다. 모든 밴드원은 자기 파트가 필요하다 싶으면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어 앨범이 필요로 하는 요소를 더하는 동시에, 전작과 다르게 쓸 데 없이 끼어드는 행위를 지양하고 오히려 음을 절제하는 동안 추진력을 모으다가 터뜨린다. 특히 전작에서 곁다리에 가까웠던 Tim Charles의 바이올린은 감미로움과 슬픔, 그리고 에리히 잔의 선율(The Music of Erich Zann, H.P. Lovecraft)을 연상시키는 스산함을 오가면서 기타만으로는 할 수 없는 감정 표현을 더하여 완벽한 메탈 앨범을 완벽한 음악 앨범으로 격상시켰다.
가사 쓰고 그로울링에 앨범 커버 담당인 Xenoyr, 클린 보컬과 바이올린을 담당하는 Tim Charles, 왼손잡이 베이스 Cygnus, 드럼 담당 Dan Presland, 기타리스트 Matt Klavins와 Benjamin Baret. 이들이 돈 걱정 없이 마음껏 작곡을 할 수 있도록 내한 공연을 꼭 가라. 두번 가라. 나가는 길에 티셔츠도 사라. 앨범을 두장 사서 친구에게 한 장 줘라.
킬링 트랙: 다 듣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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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
1. | Painters of the Tempest (Part I): Wyrmholes | 3:08 | 86.9 | 10 | Audio |
2. | Painters of the Tempest (Part II): Triptych Lux | 16:35 | 94.5 | 12 | Audio |
3. | Painters of the Tempest (Part III): Reveries from the Stained Glass Womb | 3:34 | 82.8 | 9 | Audio |
4. | Pyrrhic | 9:50 | 86.3 | 8 | Audio |
5. | Devour Me, Colossus (Part I): Blackholes | 12:37 | 93.8 | 10 | Audio |
6. | Devour Me, Colossus (Part II): Contortions | 2:27 | 79.3 | 7 | Audio |
Line-up (members)
- Xenoyr : Harsh Vocals
- Tim Charles : Violin, Clean Vocals
- Benjamin Baret : Guitars
- Matt Klavins : Guitars
- Brendan "Cygnus" Brown : Bass
- Daniel "Mortuary" Presland : Drums
22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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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adel Review (2014) | 100 | Nov 22, 2014 | 7 | ||||
Portal of I Review (2012) | 75 | Nov 7, 2014 |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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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rtal of I Review (2012) | 100 | Apr 11, 2013 | 10 | ||||
Portal of I Review (2012) | 95 | Jun 11, 2012 | 2 | ||||
Portal of I Review (2012) | 95 | Jun 10, 2012 | 2 | ||||
Portal of I Review (2012) | 95 | Jun 4, 2012 | 4 | ||||
The Aurora Veil Review (2007) [Demo] | 100 | Dec 30, 2010 |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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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eÅkerfeldt 55/100
Nov 25, 2014 Likes : 43
필자는 본래 이런류의 음악을 좋아하지않기 때문에 찾아듣지도 않을뿐더러 신보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찾아들어본 이유는 메탈의 소비자층이 훨씬 두터운 북미에서도 이슈가 되지않는 앨범이 (본작이나 밴드의 대한 이야기가 주변사람들 입에서 전혀 회자되지 ... Read More
▶ Citadel Review (2014)
DeftCrow 100/100
Nov 22, 2014 Likes : 31
예술은 예술가와 예술 작품이 같이 있어야 성립할 수 있다. 예술가는 작품을 만들고 작품은 예술가를 만든다. 둘을 따로 떨어뜨려놓고 생각하면 한 쪽은 산소만 축내는 인간 모양의 껍질, 다른 쪽은 아무렇게나 배열된 점, 선, 면, 색의 연속일 뿐이다. 이 둘을 같이 놓고 생각한 뒤에야 예술...
Urn Review (2017)
DeftCrow 85/100
Nov 19, 2017 Likes : 11
가사와 하쉬 보컬을 맡은 Xenoyr는 평소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다. 투어를 갈 때면 근처에 있는 교회와 공동묘지를 탐방한다. 새로운 곳을 방문할 때면 그 곳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죽을 수 있고 그렇게 죽을 때의 느낌이 어떤지를 끊임없이 상상한다. 자살 충동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살아있는... Read More
In Embrace 100/100
Apr 11, 2013 Likes : 10
<하이브리드의 시대>
Ne Obliviscaris의 음악을 설명할 때 꼭 비교되는 밴드들이 있다. 대표격으로 Opeth가 있는데, 두 밴드의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유사하다'라는 결론이 나오는 이유는 복잡하게 짜여진 프로그레시브한 곡 구조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더 자세하게 말하... Read More
Southern Kor 90/100
Nov 29, 2014 Likes : 9
Ne Obliviscaris - Citadel-
"단 3곡의 인스트루멘틀과 3곡의 음악으로 이루어진 걸작"
-전문적지식없는 개인적인 감상-
메탈킹덤에서 활동한지 벌써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 기간동안 수많은 메탈앨범을 이곳에서 접할 수 있었다. 많은 앨범들을 접했지만, 이번 Citadel은 메킹활동 역사상 ... Read More
Urn Review (2017)
건치미소 95/100
Dec 23, 2020 Likes : 5
이 앨범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것은 아마도 그들 자신의 2집, 'Citadel'일 것이다. 발매순으로도 바로 붙어있는데다가, 구성에서도 유사점을 많이 찾을 수 있는 등 비교할 거리가 넘쳐난다. 사실 비교학 거리를 굳이 찾지 않아도, 성공적이었던 전작과의 비교는 당연한 것이다.
네이 오블리... Read More
Urn Review (2017)
Redretina 85/100
Nov 1, 2017 Likes : 5
여전히 아름다운, 그래서 더 아쉬운. 본작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은 이러하다. Ne Obliviscaris (이하 NeO)의 3번째 정규앨범인 본작에 대한 내 인상은 사실 선공개곡들이 나왔을 때부터 이런 아리송한 느낌이었다. Intra Venus부터 Urn Part I과 Part II까지, 새로운 곡들이 공개될 때마다 내가 받은 인상... Read More
The Aurora Veil Review (2007) [Demo]
휘루 95/100
Feb 17, 2019 Likes : 4
2003년도에 결성해서 현재까지도 Progressive Metal 계열에서 인정 받는 호주 출신 'Extreme Metal' 밴드이다. 'Forget Not'이라는 라틴어로 지은 밴드명의 이들은 결성 연도와는 다르게 Demo조차도 상당히 늦게 나왔는데, 아마도 잦은 멤버 변동과 함께 생활고와도 연관되어 있는 듯 하기도 하다. 4명의 멤... Read More
Stradivarius 95/100
Jun 4, 2012 Likes : 4
상당히 넓은 스펙트럼을 구현하는 프록메탈. 데모시절부터 골수 매니아들로부터 엄청난 지지도를 끌어모은 호주 출신의 밴드 Ne Obliviscaris의 기다리고 기다리던 정규 앨범이다. 데모앨범에 수록되었던 세 곡을 포함하여 72분이라는 탄탄한 러닝타임동안 고딕의 색깔마저 낼 정도로 아름다... Read More
The Aurora Veil Review (2007) [Demo]
메타루 100/100
Dec 30, 2010 Likes : 3
장르 이름만 들어도 창조적인 느낌이 풀풀 나는 오스트리아의 로그레시브 블랙메탈밴드 Ne Obliviscaris의 Demo 앨범 The Aurora Veil 앨범. 개인적으로 2007년 이후 나온 앨범들중 가장 내 감성을 자극한 앨범이다. 단순히 좋은 앨범들은 셀수 없이 많이 나오지만, 감성적인 것들에 쉽게 매료되는 나... Read More
Exul Review (2023)
건치미소 100/100
Apr 12, 2023 Likes : 2
전반적으로 Ne Obliviscaris가 추구하는 음악적 목적을 현재까지의 전 디스코그래피를 통틀어서 가장 완벽에 가깝게 완성한 앨범이다. 상향평준화된 각 트랙들 덕분에 한편의 거대한 교향곡을 듣는 느낌이며, 예상치 못한 전개 덕에 형성되는 음악적 긴장속에서 외줄타기를 하며 듣는 즐거움...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