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tic Fear –
Somnium Obmutum (1996) |
80/100 Oct 20, 20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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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2집인 A Sombre Dance는 필자가 100점의 점수를 주었던 몇안되는 앨범중 하나이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4년전에 지금 내가 리뷰를 적고자 하는 이 앨범 역시 90점이 넘는 고평점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지금까지 짧지만은 않은 인생을 살면서 가장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되어준 음악을 고르라면 나는 단연코 Estatic Fear의 A Sombre Dance를 고를것이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더욱더 심도있게 그들의 데뷔앨범인 이 앨범을 들어본 결과, 그때 내가 이 앨범에게 주었던 평점은 A Sombre Dance라는 명반으로 내게 감명을 주었던 Estatic Fear라는 뮤지션 자체에 대한 동경으로, 이 앨범의 본질에 대한 음악성은 결여 한 상태로 평점을 주었었던것 같다. 다시 말하자면, 그 당시 이 앨범에 대하여 주었던 평점은 "과대평가"였었다.
본론으로 들어가겠다. 나는 지금 내가 리뷰하고자 하는 이들의 데뷔앨범 Somnium Obmutum에 대해 조금더 냉정한 시선으로 비판을 하고자 한다. 일단 이 앨범을 구성적으로 크게 보자면 두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고 할수 있다. 첫번째는 Des Nachtens Suss' Gedone (Instumental With Lute), Somnium Obmutum 그리고 두번째로는 As Autumn Calls와 Ode to Solitude이다. 두 파트 모두 인트로의 역활을 하는 곡 하나와, 그에 이어져 긴 호흡을 가져가는 대곡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러닝타임으로 보나, 앨범의 제목으로 보나, 이 음반의 타이틀이라고 할수 있는 곡은 그 중에서도 2번트랙, Somnium Obmutum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곡이 내가 이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A Sombre Dance처럼 챕터별로 나뉘어져 있지만 않을뿐, 장대한 하나의 대곡이 다양한 구성의 비교적 짧은 호흡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에서 그들의 2집과 일맥상통한다. 다만, 그 구성이 2집과 비교해서 너무나도 초라하다.
첫번째로 곡의 흐름을 볼수 있다. 각 짧은 파트들의 흐름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조롭다. 일단 멜로디 하나를 던져놓고, 그것으로 몇 분간 반복을 한 후, 악기의 배치를 변화시킨 후 다시 그 멜로디를 반복하고, 또 다른 악기로 같은 멜로디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그 다음 파트로 넘어간 후 내가 바로 위에 열거한 그 패턴을 그대로 따라한다. 이것에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이 된다. 물론 이런 기법은 A Sombre Dance를 포함한 다른 수많은 둠/고딕메탈의 명반들에서 찾아볼수 있는 기법이다. 다만 문제는, 그 반복되는 멜로디, 혹은 리프가 전혀 반복될만큼의 중독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각 파트별로 처음 몇 마디에서만 감탄을 할뿐, 그것이 또 반복되고, 또 반복되고, 악기가 바뀐 후 또 반복되고..... 그것이 허용될 만큼의 깊이와 중독성이 있는 리프가 아니라는 말이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Somnium Obmutum, 이 곡의 전체적인 호흡 또한 허점투성이이다. 일단, 기-승-전-결의 흔한 구성은 논외로 한다고 치더라도, 이런 대곡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곡이라면 최소한의 구성변화는 있어야 할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저 같은 멜로디의 반복, 악기 변화, 또다른 파트의 등장, 반복, 악기 변화일 뿐이다. 이 단점이 가장 크게 나타나는 부분은 아무래도 이 곡의 엔딩일 것이다. 30분이 넘는 대곡의 엔딩이, 전혀 임팩트가 없다. 그저 다른 파트들과는 크게 구별되지 않는 멜로디리프를 악기별로 한번씩 반복하다가 페이드어웨이로 끝이날 뿐이다. A Sombre Dance는 그렇지 않았다. 각각의 챕터가 비슷한 코드와 멜로디를 반복하는 형태였어도, 그 안에서 느껴지는 기승전결이 뚜렷했고 그것이 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이다. 거기다가 반복되는 멜로디의 질 자체도 압도적으로 달랐다.
이것이 내가 Somnium Obmutum이라는 곡을 비판하는 주된 이유이다. 길게 적었지만, 한 단어로 적자면 "지루함"이다. 상대적으로 3, 4번 트랙인 As Autumn Calls와 Ode to Solitude는 그에비해 나은 퀄리티를 가진다. 최소한의 청자를 위한 큰 그림 만큼은 마련해놓고 있기에, 3, 4번 트랙은 나름 만족하며 들었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이 앨범은 동장르 최고의 명반 A Sombre Dance 극한의 예술성에 신호탄이 된 중요한 작품이지만, 그만큼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가치있는 앨범인 것은 확실하다. 이 뮤지션이 이 앨범을 발매한 1996년도부터 그 다음 앨범을 발매한 1999년도 까지 얼마나 많은 음악적, 사상적, 예술적 발전이 있었는지, 각 두 앨범을 비교해보며 듣는 것 또한 참으로 재미있는 일일 것이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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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llowbane –
Dead Fantasia (2006) |
82/100 Jan 1,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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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erpent, Blood Stain Child등등 수많은 대박 메탈밴드들을 양상해내고 있는 일본의 또다른 보물이다. 딱 듣는 순간, "아! 일본밴드구나!" 라는걸 알아챌수 있을정도로, 그 일본 특유의 신나는 멜로디가 특징인 멜로딕 데쓰메탈밴드이다. 개인적으로 Illnath의 1집 Cast into fields of evil pleasure과 상당한 흡사한점을 많이 느꼈다. 그 특유의 보컬하며, 신나는 느낌의 기타리프까지. 하지만 멜로딕한 측면으로 보자면 Followbane이 더 앞서는듯 하다.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이 앨범에 담긴 모든 멜로디들은 정말 '천재성'이라는 단어를 제외하고는 설명할수 없을정도로 뛰어난 질을 가지고 있다. 많은 아시아 밴드 들이 그렇듯이, 정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도, 섣불리 서양시장에는 뛰어들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도 아쉽다.
이 앨범의 흠을 찾아보자면, "감성의 부재"이다. 자고로 이런 류의 심포닉/멜로딕 데쓰메탈의 필수요소는 감성과 서정성이라고 생각하는 필자이기에, 이 앨범은 "멋진 멜로디들의 집합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아직 4번정도밖에 앨범을 돌려보지 않아서 정확한 비판은 힘들지만, 그 멜로딕함은 이 앨범의 가장 큰 장점이자, 또한 유일한 흠이된다. 심하게 멜로디에 치중한 탓에, 리스너들로 향해,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 정확하게 감을 잡을수가 없다. 단순히 신나는것만을 추구했다면, 분명 성공적인 컨셉이었겠지만, 가사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신나는 멜로디들만으로 모두 표현하긴 힘들다는것을 알수있다. 그리고 또한, (아직은 모르겠지만,) 이런 류의 완전 멜로디위주의 밴드들의 크나큰 단점은 빨리 질린다는 것이다. 이 밴드역시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킬링트랙은 That's Why I'm a Berserker이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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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let for My Valentine –
Scream Aim Fire (2008) |
78/100 Jan 1,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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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다른 메탈 리스너의 블로그에서 이 앨범의 리뷰를 읽은 적이 있었다. 주로 Killswitch Engage등 이미 꽤나 많은 선배들의 사운드를 우려먹은것에 불과한 졸작이라는 비판을 한 리뷰였는데,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우선 단도 직입적으로 내 생각을 말해보겠다. 이번 Scream Aim Fire앨범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할수 있는 수많은 NWOAHM밴드들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나름 대중성 있다고 생각되는 Killswitch Engage와 All That Remains를 예로 들어보자. 메탈음악을 주로 듣는 사람은 아니지만, 음악을 나름 즐길줄 아는 사람들 (즉 음악을 좋아하는 일반 "대중들") 에게 저 둘의 음악들을 들려보면, 어떤 반응을 얻을수 있을까? 아마 '아. 너무 헤비하다. 이건 내가 듣기엔 너무 거친음악이다.' 라며 아마 열의 아홉은 음악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귀에서 이어폰을 뽑을것이다. 하지만, 이번 Bullet For My Valentine의 신보를 그들에게 들려준다면 아마 조금 달라질것이다. '아~ 조금 헤비하긴 하지만, 신나고 좋다.' 아마 이런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Bullet For My Valentine이 이 앨범을 만들 당시의 목표였다고 생각된다. 이 앨범은 대중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졌다. 또 아이러니 한것이, 메탈과 같은 비주류 음악들사이에서, '대중성'이라는 말은 곧, '차별화'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분명 Killswitch Engage를 필두로한 NWOAHM밴드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래. 음악성도 분명 중요하지. 하지만 음악성이라는것은 언제나 주관적인 지표일 뿐이다. 우리들은 Bullet For My Valentine의 본작이 그저 기존에 존재하는 수많은 밴드들의 아류작 이라고 그들의 음악성을 폄하할수 있겠지만 (물론 이것 역시 하나의 정당한 비판이다.) , 일반 대중들에게는 기존의 헤비하고 시끄럽고 그런줄만 알았던 메탈밴드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앨범으로 다가올수도 있는것이다.
아 물론, 이러면 또 어떤분은 "그럼 Linkin Park나 Bullet For My Valentine이나 다른것이 무엇이냐?" 라고 물을수도 있겠지. 하지만 Linkin Park 는 메탈의 기존 요소들을 무시한채로 대중성을 얻은 반면 (난 결코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이들은 메탈의 기존요소들은 그대로 냅둔채로 대중성이라는 옵션을 장착한것 뿐이기에, 그들은 분명 비교대상이 되어질수 없다.
그들은 매니아들을 담보로 대중성을 얻었다.
솔직히 본작을 접했을 당시의 나는 전작들과 비교를 하며 굉장히 실망하였으나,
대중들은 환호하였으니 BFMV은 이 앨범으로 그 목표를 이루었다.
애초에 그들이 노린것은 나같은 매니아가 아닌, 대중들이었으니깐.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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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rnaeth –
Haudh 'en' Nirnaeth (1996) |
100/100 Jan 1,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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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껏 들어봤던 그 모든 뮤지션들의 작품들 중에서도, 음침함으로 따지자면 단연 이 앨범이 으뜸이다. 잔잔하면서도 음울한 어쿠스틱 전개속에서 그와는 상반되는 절규하는 듯한 스크리밍보컬이 인상적인 앨범이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때 상당히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곡 중간중간 예기치 못하게 등장해 청자를 놀래키는 소음과도 같은 절규는, 너무도 단조로운 멜로디의 반복속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치 못하게 만든다.
보컬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곡들의 전반부에서 주로 등장하는 읊조리는 듯한 나레이션과, 차분하면서도 어두운 클린보컬, 그리고 마지막으로 곡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을때 들리는 절규의 스크리밍으로 나뉘는데, 너무도 적절하게 배치가 잘 되었어서 곡의 기승전결과 함께 청자들의 감정마저 요동을 친다. 한동안 이 앨범에서 벗어나지 못해, 매일매일을 우울하게 살아갔던 기억이 있을정도로, 이 앨범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있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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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 Mirror Ov Tragedy –
The Pregnant of Despair (2009) |
60/100 Dec 30,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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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이런 소수 장르 밴드들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환영해야할 일이지만, 객관적으로 볼때 이 앨범은 너무 정리가 안되어있고 산만하다. 억지로 난해한 사운드를 유도해내려고 하는 것이 오히려 곡에대한 집중도를 흐리는 독이 된듯 하다. 물론 간혹 Blood Embracing Stigma처럼 귀에 꽂히는 곡들도 있긴 하지만, 워낙 다른 트랙들의 퀄리티가 물음표이다보니, 그 곡도 어쩌다 우연히 얻어 걸린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든다. 물론 실험적인 시도 자체 만으로도 높은 점수를 받을만 하나, 아직 그 시도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어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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