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cleus Review
April 2, 2019
2001년, 일본에서만 활동하는 조건으로 재결성한 앤섬이 Nuclear Blast 社와 계약을 맺고 세계진출을 위해 발매한 신록(新録) 베스트 앨범인 ≪NUCLEUS≫
2015년 열린 그들의 30주년 기념 라이브에서, 일본의 록 매거진 BURRN! 지의 편집장인 히로세 카즈오가 이러한 말을 남겼다. “보통, 역사가 있는 밴드가 재결성을 하면 아무래도 옛날의 대표곡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앤섬은 재결성 이후의 대표곡이 잔뜩 있다. 즉, WILD ANTHEM이나 BOUND TO BREAK가 없어도 라이브가 성립된다. (중략) 리얼 타임으로 역사를 갱신하는 밴드이다.”
nucleus는 ‘핵, 핵심’이라는 뜻으로 본 앨범의 정신을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VENOM STRIKE를 제외한 모든 트랙은 재결성 이후 발표되어 앤섬의 라이브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으로 짜여 있다. 80년대에 발표했던 인기곡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모습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선택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졌다. 선정된 곡들이야 말로 현재진행형인 앤섬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곡의 배치 역시 그들의 장기인 질주감, 긴박감, 애수감을 적절히 분배하고 있는데, 이러한 완급조절력에서 베테랑의 안목이 느껴진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밴드의 베이시스트이자 리더인 시바타 나오토는 “현재 라인 업에서 어울린다고 생각한 곡을 있는 그대로 선정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베스트 앨범이라 하면 여러 앨범에서 발췌한 인기 곡을 묶어 하나의 앨범으로 발매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은 수록되는 모든 곡을 새로 녹음하고, 가사도 영어로 바꾸어 부르는 선택을 하였다. 덕분에 컴필레이션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재결성 이후 앤섬의 특징을 들자면, 마치 CD를 틀어놓은 것 같은 라이브 실력으로, 그들의 라이브는 듣기 편하고 안정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앨범의 엔지니어로 참여한 Jens Bogren 특유의 깔끔한 믹싱과 마스터링이 이러한 밴드의 장점과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시바타 나오토, 시미즈 아키오, 타마루 이사무 3인의 시원시원한 연주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모리카와 유키오의 중후하고 날카로운 보컬 역시 곡에 매력을 더한다. 심지어 수록된 13곡 중 8곡은 사카모토 에이조 재직 시절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의치 않을 수준으로 만족스러웠다.
영어 가사는 원곡의 내용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적절히 번안되었고, 일부 구간에서 일본어 가사와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를 선택하여 기존 곡의 느낌을 살리는 센스(거리를 뜻하는 ‘마치’라는 가사가 들어갈 자리에 발음이 비슷한 marching을 쓰는 등) 역시 돋보였다. 또한, 발음적인 측면에서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아 감상의 흐름을 깨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다만 언어가 바뀜으로 인해 발생한 발성의 변화는 아쉬웠다. 개음절보다는 폐음절이 두드러 지는 영어의 특성 때문에 전체적으로 ‘먹는 느낌’의 발성이 많아졌다. 모리카와 유키오는 중후하면서도 날카롭고 시원한 샤우팅이 장점인 보컬리스트이기 때문에 이러한 매력을 온전히 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영어라고 폐음절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개음절에서 보여주는 그의 스크리밍은 일품이었다.
앨범 발매 전 프로모션 비디오 등지에서 리더 시바타 나오토는 “베스트 앨범이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서는 신보에 가까운 감각이다.”라고 하였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약 10번을 반복청취 하였는데, 기존 곡의 기조는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편곡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변화를 준다든지, 예전에 녹음한 연주보다 더욱 깔끔하고 안정감이 있다든지, 여러 부분에서 익숙하지만 새로움이 묻어났고 그러한 요소는 앨범을 듣는 재미를 더해 주고 있어 상당히 만족스럽다. 좋은 곡에 좋은 연주, 좋은 믹싱과 마스터링. 듣는 내내 마음 깊은 곳의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경험은 굉장히 오랜만이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명반이라 생각한다.
2015년 열린 그들의 30주년 기념 라이브에서, 일본의 록 매거진 BURRN! 지의 편집장인 히로세 카즈오가 이러한 말을 남겼다. “보통, 역사가 있는 밴드가 재결성을 하면 아무래도 옛날의 대표곡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앤섬은 재결성 이후의 대표곡이 잔뜩 있다. 즉, WILD ANTHEM이나 BOUND TO BREAK가 없어도 라이브가 성립된다. (중략) 리얼 타임으로 역사를 갱신하는 밴드이다.”
nucleus는 ‘핵, 핵심’이라는 뜻으로 본 앨범의 정신을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VENOM STRIKE를 제외한 모든 트랙은 재결성 이후 발표되어 앤섬의 라이브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으로 짜여 있다. 80년대에 발표했던 인기곡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모습인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선택이 오히려 반갑게 느껴졌다. 선정된 곡들이야 말로 현재진행형인 앤섬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곡의 배치 역시 그들의 장기인 질주감, 긴박감, 애수감을 적절히 분배하고 있는데, 이러한 완급조절력에서 베테랑의 안목이 느껴진다. 여담이지만 실제로 밴드의 베이시스트이자 리더인 시바타 나오토는 “현재 라인 업에서 어울린다고 생각한 곡을 있는 그대로 선정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베스트 앨범이라 하면 여러 앨범에서 발췌한 인기 곡을 묶어 하나의 앨범으로 발매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은 수록되는 모든 곡을 새로 녹음하고, 가사도 영어로 바꾸어 부르는 선택을 하였다. 덕분에 컴필레이션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재결성 이후 앤섬의 특징을 들자면, 마치 CD를 틀어놓은 것 같은 라이브 실력으로, 그들의 라이브는 듣기 편하고 안정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앨범의 엔지니어로 참여한 Jens Bogren 특유의 깔끔한 믹싱과 마스터링이 이러한 밴드의 장점과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시바타 나오토, 시미즈 아키오, 타마루 이사무 3인의 시원시원한 연주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모리카와 유키오의 중후하고 날카로운 보컬 역시 곡에 매력을 더한다. 심지어 수록된 13곡 중 8곡은 사카모토 에이조 재직 시절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의치 않을 수준으로 만족스러웠다.
영어 가사는 원곡의 내용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적절히 번안되었고, 일부 구간에서 일본어 가사와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를 선택하여 기존 곡의 느낌을 살리는 센스(거리를 뜻하는 ‘마치’라는 가사가 들어갈 자리에 발음이 비슷한 marching을 쓰는 등) 역시 돋보였다. 또한, 발음적인 측면에서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아 감상의 흐름을 깨지 않는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다만 언어가 바뀜으로 인해 발생한 발성의 변화는 아쉬웠다. 개음절보다는 폐음절이 두드러 지는 영어의 특성 때문에 전체적으로 ‘먹는 느낌’의 발성이 많아졌다. 모리카와 유키오는 중후하면서도 날카롭고 시원한 샤우팅이 장점인 보컬리스트이기 때문에 이러한 매력을 온전히 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영어라고 폐음절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개음절에서 보여주는 그의 스크리밍은 일품이었다.
앨범 발매 전 프로모션 비디오 등지에서 리더 시바타 나오토는 “베스트 앨범이지만 우리의 마음 속에서는 신보에 가까운 감각이다.”라고 하였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 약 10번을 반복청취 하였는데, 기존 곡의 기조는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편곡적인 부분에서 약간의 변화를 준다든지, 예전에 녹음한 연주보다 더욱 깔끔하고 안정감이 있다든지, 여러 부분에서 익숙하지만 새로움이 묻어났고 그러한 요소는 앨범을 듣는 재미를 더해 주고 있어 상당히 만족스럽다. 좋은 곡에 좋은 연주, 좋은 믹싱과 마스터링. 듣는 내내 마음 깊은 곳의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경험은 굉장히 오랜만이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명반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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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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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Immortal Bind | 4:31 | 90 | 3 | Lyric Video |
2. | Black Empire | 4:50 | 87.5 | 4 | Music Video |
3. | Overload | 4:24 | 85 | 2 | |
4. | Stranger | 4:17 | 87.5 | 2 | |
5. | Linkage | 4:51 | 82.5 | 2 | |
6. | Eternal Warrior | 5:05 | 87.5 | 2 | |
7. | Ghost in the Flame | 7:58 | 87.5 | 2 | |
8. | Venom Strike | 4:47 | 90 | 3 | |
9. | Awake | 4:53 | 85 | 2 | |
10. | Omega Man | 4:06 | 90 | 2 | |
11. | Pain | 4:16 | 87.5 | 2 | |
12. | Echoes in the Dark | 5:09 | 82.5 | 2 | |
13. | Unbroken Sign | 4:18 | 93.3 | 3 |
Line-up (members)
- Yukio Morikawa : Vocals
- Akio Shimizu : Guitars
- Naoto Shibata : Bass
- Isamu Tamaru : Drums
10,434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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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Empire Review (2018) [Single]
NEKENKIM 85/100
Dec 18, 2018 Likes : 3
2019년 3월, Nuclear Blast 레이블과의 계약을 통하여 세계 진출의 포부를 내세운 앤섬의 신록(新録) 베스트 앨범인 ≪NUCLEUS≫에 수록되는 곡이다.
BLACK EMPIRE 자체는 2008년에 나와, 이미 수많은 라이브를 통해 그 가치가 증명된 곡이지만, 이번 버전은 가사 전체를 영어로 바꾸어 불렀다는 점이... Read More
Hunting Time Review (1989)
JAY0211 100/100
Jan 14, 2016 Likes : 3
대부분의 사람들이 Bound To Break를 앤섬 최고의 앨범으로 꼽는데 Hunting Time 역시 그에 밀리지 않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아쉬운 부분부터 말하자면, 앨범을 전후반으로 나눴을때 후반부에 포진한 곡들이 전반부에 비해 화력이 다소 모자른 점. 하지만 이는 전반부의 곡들이 범접할 수 없는 ... Read More
Immortal Bind Review (2019) [Single]
NEKENKIM 90/100
Feb 16, 2019 Likes : 2
3월 발매 예정인 베스트 앨범 《NUCLEUS》의 첫머리를 장식할 곡인 'IMMORTAL BIND'의 영어 재녹음 버전.
이 곡은 앤섬의 20주년 기념 라이브가 끝난 뒤부터 작업을 시작하여, 다음 해인 2006년에 발매한 《IMMORTAL》이라는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타이틀 곡이다. 일본에서 앤섬이라는 밴드를 이야기... Read More
Bound to Break Review (1987)
구르는 돌 80/100
Jul 6, 2015 Likes : 2
Anthem은 셀프 타이틀 앨범을 발표한 이래로 일본 내에서 상당히 주목받는 밴드로 자리매김 하였다. 뛰어난 연주력과 팀웍으로 이들은 많은 팬들을 양산할 수 있었다. 데뷔 초기, 즉 동명의 앨범과 Tightroped를 발표할 때만해도 분명 Anthem은 아직 유망주에 가까운 밴드였다. 두 앨범만 들어서는... Read More
Bound to Break Review (1987)
슬홀 94/100
Dec 10, 2009 Likes : 2
Loudness, Vow Wow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헤비메탈 밴드 Anthem 의 세번째 앨범으로 Hunting Time과 함께 밴드 최고의 앨범으로 평가받는 앨범이다.
앞에 같이 언급한 Hunting Time이 Rainbow, Deep Purple 느낌이 날 정도로 상당히 고급스럽고 세련된 멜로디가 흐르는 반면 이 앨범은 정말 마초적이고 거칠... Read More
Trimetallic Review (2015) [Boxed set]
JAY0211 90/100
Jan 20, 2016 Likes : 1
앨범 No Smoke Without Fire와 Domestic Booty, 그리고 타 밴드와 함꼐한 Headstrong Festival의 라이브 앨범이다.
No Smoke Without Fire와 Domestic Booty의 라이브반으로 인해 사실상 Prologue Live Boxx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싶다.
각설하고, 무엇보다도 좀처럼 라이브 음원을 구할 수 없는 No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