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4 Review
May 28, 2019
2집 Arntor의 성공 이후, 윈디르는 2001년 11월 19일 대망의 3집 “1184”를 발표한다. 앨범 제목은 송달의 Fimreite 해전(Slaget ved Fimreite)이 일어난 해인 1184년을 의미한다.
이미 전작들부터 윈디르는 정체성과 독창성을 갖췄었고 그 자체로 완벽했지만, 발파르는 자신의 음악적 감수성과 능력치로써 새 멤버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들을 자신 고유의 스타일과 접목해 재치 있게 엮어내는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발파르는 가사를 일부 영어로 작사하기 시작하였다. 2집 Arntor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던 바 있다.
“음반이 해외에서 이렇게나 잘될 줄 알았다면, 저는 영어로 가사를 쓰는 것을 고려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전 작품들의 가사가 모두 노르웨이어, 그것도 정통 송달 지역의 방언으로 쓰여있는지라, 해외 팬들의 이해 및 접근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서였다.
그럼에도 그는 노르웨이어의 사용 또한 계속 병행하였고, 특히 옛 송달의 역사나 민속 등 주제들을 다룰 때면 늘 그래왔듯 가사를 노르웨이어로 작사하였다.
이렇듯 3집은 예전과 다른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돋보이는 앨범이고, 그의 작품 중 가장 영어 가사가 많은 앨범이며, 해외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앨범이기도 하다.
발파르가 작곡 및 작사를 하고 보컬, 기타, 아코디언, 키보드, 추가 베이스, 드럼 프로그래밍 등을 맡았으며, Hváll이 작곡 및 작사, 베이스를 맡았다.
Sture가 리듬기타, Strom이 리드기타, Righ가 키보드 연주를 맡았고, 역시 Steingrim이 드럼을 쳤다.
게스트 클린 보컬로서 Cosmocrator라는 이가 등장하는데, 그는 노르웨이 텔레마르크의 Akkerhaugen에서 결성된 데스, 블랙메탈 밴드 Mindgrinder 출신이었다. “1184” 앨범이 2001년 6월-7월에 Akkerhaugen 스튜디오에서 녹음 및 믹싱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시 윈디르가 이곳의 뮤지션들과 교류하였음을 알 수 있다.
Akkerhaugen 스튜디오 오너인 Torbjørn Akkerhaugen이 발파르, Hváll과 함께 앨범의 프로듀싱과 믹싱을 맡았다. Strype Audio의 Tom Kvålsvoll이 마스터링하였고, Native North Graphics에서 아트워크와 레이아웃을 담당했다.
12페이지 분량의 부클릿에는 전곡의 가사와 함께 중간에 ‘sumaren 1184’라는 문구가 단독으로 크게 두 페이지에 걸쳐 있다. 앨범이 다루는 주요 테마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1184년 여름’이라는 뜻으로 그해 6월 15일 일어났던 Fimreite 해전을 암시적으로 가리키고 있다. 가사들이 적힌 페이지들에는 두 까마귀(오딘 신이 동반하는 동물로서 오딘의 힘과 지혜, 예언, 보호 등을 상징하여, 옛 북유럽 신앙 및 전투에 있어 중요한 동물이었다)와 전사의 투구 등이 그려져 있다.
앨범의 표지이자 CD, 부클릿 등 전반적인 앨범 디자인의 중심이 되는 그림은 노르웨이 최초의 낭만주의 화가이자 노르웨이 회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구자인 J. C. Dahl(1788-1857)의 작품으로, 제목은 ‘Vinter ved Sognefjorden (송네피오르의 겨울)’이다. 가파른 비탈과 눈 덮인 바위산이 있는 노르웨이적 풍경에, 송네피오르에서 옛 전투가 일어났던 곳을 바라본 채 우뚝 서 있는 멘히르(돌기둥)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는 Fimreite를 바라보는 Nornes에 세워져 있는데, 현재는 역사적 기념비로서 ‘Til minne om Slaget ved Fimreite 1184, H.M. Kong Olav V avduka Steinen 1984’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1184년의 Fimreite 전투를 기념하여 H.M. 올라프 5세 국왕이 1984년 이 돌을 공개했다.’라는 뜻이다. 당시 올라프 국왕은 Fimreite 전투로부터 800년이 되는 1984년 6월 15일, 이 전투의 역사적 의의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 기념비를 공개하였다.
윈디르 3집에서는 멤버 Sture가 해당 그림을 재디자인하였다.
이렇듯 윈디르는 노르웨이 낭만주의 화가들의 향수, 애향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자신의 앨범 아트에 사용했다. 그리고 노르웨이의 자연, 민속 등 향토적인 풍경들을 작품에 담고자 했던 이러한 옛 화가들과 그 정신적, 예술적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1번 트랙 Todeswalzer(죽음의 왈츠)는 윈디르의 특징이자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키보드 멜로디로서 앨범의 문을 연다. 이 3집에서도 윈디르는 음악적 주제를 심도 있게 표현하는 독창적이고도 지적인 키보드 선율들을 아낌없이 풍부하게 선사한다.
이윽고 키보드 선율에 따른 기타 코드와 함께 절이 나오는데, 윈디르가 절의 리프 메이킹에 있어 애용하는 방식의 찬란한 멜로디가 밤하늘에 빛의 계단들을 흩트리는 오로라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트레몰로 주법의 메인 멜로디가 이끄는 리프로 이어진다. 이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반복되고 심화되며 곡의 끝부분에서는 템포 변화로써 포인트를 주기도 하는 주요한 리프이다. 이 리프가 두 번째 등장할 때, 기타의 추가 선율들이 들어와 메인 멜로디에 아름다운 자수를 놓는 부분은 윈디르 음악에서 복층 멜로디로써 자아내어지곤 하는 특유의 ‘고귀함’과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이 곡의 가사 내용처럼 옛 스칸디나비아의 귀족성, 신성성이 묻어나고, 죽음 이후 ‘신’으로서 힘과 지혜를 얻는 모습은 이러한 리프들에 모두 녹아있다.
6/4의 박자 변화 부분 이후, 잠시 도입부 키보드 멜로디가 다시 연주되며 그 끝에 3박자의 물길을 튼다. 곡의 제목 속 ‘왈츠’처럼 박자가 3/4박자로 전환되는 구간이다. 민속적 리듬감이 살아있는 드럼과 기타 리프 속에 바이킹적 기상이 느껴지는 Cosmocrator의 클린 보컬이 더해져 경쾌하고도 강한 인상을 준다.
끝부분에서는 여러 선율들이 어우러졌던 아까의 멜로딕한 리프를 한 음 높이고 일시적으로 템포를 올려 연주함으로써 곡의 주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탄력을 준 뒤, 다시 첫 리프로 돌아온 채 페이드아웃하며 곡을 마무리한다.
2번 트랙 1184는 이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서, 노르웨이 송달에서 일어난 역사적 전투를 다룬 곡인 만큼 예스럽고 중후한 리프들로 가득 차 있다.
슬프고도 치열한 트레몰로 오프닝 리프 이후, 기타 멜로디들이 처연히 어우러지며 이 1184년 여름에 송달에서 일어난 반격과 복수, 내란의 서사를 시작한다. 이는 발파르의 보컬과 함께 절로 이어지는데, 곡에서 절로서 총 3번 반복되는 이 메인 리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이루듯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고음 둘, 중음 하나의 기타와 베이스기타의 멜로디가 겹겹이 층을 이루는 부분은 마치 전투에서 전사하게 되는 Magnus 왕과 송달의 전사(windir) Arntor에 대한 애도와 경의를 표하는 듯,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지극히 애절하고도 섬세한 작법을 보여준다.
도입부 리프와 함께 반복되는 2절 파트 이후, 치열한 전투의 장면을 묘사하는 리프가 등장한다. 리듬기타가 코드를 트레몰로로 휘몰아치는 가운데 이 위에서 우짖는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피오르가 피로 붉게 물들 때까지 이어진 전투의 극렬함을 노래하는 클린보컬의 목소리 또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곡을 절정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윽고 곡의 주제 선율을 변주하는 키보드, 베이스기타, 기타 멜로디가 차례로 나오고, 이에 아코디언이 들어와 모두 각자의 곡조를 함께 연주하는 파트가 나온다. 각 악기의 활약이 장관을 이루는 부분이며, 이 곡의 절정이자 이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파트 중 하나라 꼽을 수 있다. 아코디언의 선율에 추가 아코디언 반주가 더해지고, 전사들의 기개를 반영하는 전투적인 드럼이 깔리는 부분은 가히 압권이다. 블랙메탈 음악에 있어 이러한 아코디언의 뛰어난 활용은 윈디르가 최초였으며, 당대 누구도 예상치 못할 민속 악기로서의 아코디언으로 그 음악적 주제에 이만치나 깊이를 더하는 양상은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성과로 남았다. 발파르가 평소 민속 음악과 이 악기에 관한 조예가 깊었음이 드러난다.
이후 곡은 도입부와 절의 리프로 마지막 3절을 노래한 뒤 그 옛이야기의 서사에 막을 내린다.
3번 트랙 Dance of Mortal Lust(치명적 욕망의 춤)는 격동이 느껴지는 리프들로 가득 찬 곡이다. 인간적인 격정과 욕망을 다룬 가사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듯한 기타 리프들이 돋보이며, 이를 탄탄히 받치는 역동적인 드러밍이 내내 이어진다.
일렁이는 격정을 표현한 듯한 이러한 이색적인 스타일은 마치 구속과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인간적인 정서들을 표출하는 짓궂고 흥겨운 이교도적 춤을 연상시킨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감성적인 기타 멜로디들은 여전히 윈디르만의 독창성을 짙게 뿜어내고 있다.
곡의 후반부, 메인 리프와 도입부 리프의 수미상관식 마지막 반복 이후, 곡은 잠시 키보드의 차갑고 신비로운 분위기 조성과 함께 고요해졌다가 이 키보드라인에 따라 휘몰아치는, 매우 격정적이고도 아름다운 트레몰로 기타 리프로 이어진다. 이윽고 팜 뮤트 주법으로 절도 있게 끊어내며 트롤리쉬한 느낌을 자아내는 맨 마지막 리프가 등장하는데, 색다르면서도 가히 윈디르답다 할 수 있는 특유의 민속적인 흥취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일탈과 해방감, 그러나 이 자체로 온전한 역설적인 완성감을 낳는다.
4번 트랙 The Spiritlord(영혼의 군주)는 다소 새로운 느낌의 리프들과 함께 시작되는데, 이는 스래시적 인상을 주며 기존 윈디르 곡들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내 키보드 화음을 배경으로 치고 들어오는 기타의 트레몰로 멜로디와 함께 특유의 비애와 경건함이 깔린 멜로딕한 서사를 이루기 시작하며, 이는 클린보컬의 인도로써 그대로 중간부의 기타 솔로로 이어진다.
이렇게 터져 나온, 두 대의 기타가 맞물리는 유니크한 기타 솔로는 이 곡의 하이라이트이자 이것이 ‘윈디르’임을 증명한다.
이윽고 다시 초반 메인 절의 리프로 돌아오는데, 이 이후에 등장하는 변화 파트는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전개로써 호기심을 유발한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한 흥미로운 신스 멜로디에 이어, 이를 박진감 넘치게 덮쳐 그 자취를 점하는 기타 리프가 곡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5번 트랙 Heidra(명예로운)는 2번 타이틀 트랙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3집 1184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곡으로 손꼽히는 트랙이다. 2번 곡이 송달 지역의 역사적 전투 Slaget ved Fimreite의 배경, 과정 및 결과를 다루었다면, 본 곡은 그 전투의 패배에 따른 여파에 관한 이야기이다. 윈디르의 다른 모든 이야기 곡들과 마찬가지로, 본 곡 또한 가사 내용에 맞추어 전개되는 음악적 표현력이 매우 탁월하다.
곡은 트레몰로로 연주되는 애향적, 민속적인 기타 멜로디로 시작되며, 곧 더 높은 음의 추가 기타 멜로디가 들어온다. 이후 도입부와 절 사이를 잇는 간주가 이어진다. 기타가 빠지며 도드라진 베이스라인과 함께, 키보드 화음 속에 빛으로 점을 찍어내는 듯한 키보드 멜로디가 그 황홀한 자태를 또렷이 드러낸다.
그리고 장례 행렬을 목도하는 장면의 절이 시작되는데, 마치 폭포가 흘러내리듯 코드를 연속으로 다운피킹하는 리프는 격렬한 슬픔과 함께 매우 노르웨이적인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이윽고 죽은 Arntor가 관 속에 누워있는 모습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이 리프에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첨가된다. 죽음에 대한 애도와 더불어 전사의 생전 깊은 슬픔과 높은 이상을 표현하는 듯, 이 민속적인 멜로디는 더없이 애절하고도 간절한 느낌을 자아낸다.
잠시 도입부의 리프가 반복된 후, 2절이 시작된다. 이 2절에서는 기존 1절에서 연속 다운피킹하던 리듬이 팜 뮤트 노트를 활용하여 쥐고 펴며 마치 말의 갤럽 소리가 연상되는 리듬으로 변모한다. 이는 옛 전투, 전사의 분위기를 되살림과 동시에 발을 구르며 민속춤을 추는 듯한 생생한 민속 감성을 전달한다. 이와 같은 방식, 즉 첫 번째에는 쏟아지는 폭포처럼 연속 다운피킹하거나 트레몰로 피킹으로 물결 깔던 리듬기타를 두 번째에서는 팜 뮤트를 이용해 말의 갤럽 소리처럼 전환하는 방식은 발파르가 즐겨 사용하던 개성적 기법으로, 이후 4집의 Despot, Fagning, Ætti Mørkna 등 곡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도입부의 멜로디를 팜 뮤트 노트와 코드를 활용하여 리듬감 있게 변형한 리프가 등장하고, 이것이 반복됨에 따라 도입부 키보드라인도 흘러나온다. 그 뒤에는 도입부와 1절 사이 연주되었던 키보드라인이 베이스라인과 함께 다시 등장하며 1막을 마무리한다.
이윽고 2막, 장례식으로서, 전사 Arntor의 명예로운 삶과 죽음을 기리는 파트가 압도적인 멜로디와 함께 가슴을 강하게 울리며 밀고 들어온다. 연속 다운피킹하는 리듬기타와 치밀한 드러밍이 이 극적인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이는 다음과 같은 가사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Sette livet til for ætte og æra
miste både setegarden og sæla
Men då dauden var nær
vart han heidra likferd
“혈통과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쳤고
setegard(귀족의 영구 거처 농장)와 행복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그에게는 명예로운 장례식이 주어졌습니다.”
이를 발파르의 스크리밍 보컬이 부르짖고, 이어 Cosmocrator의 클린보컬이 반복하여 웅건히 외치는 부분은 극한의 감동을 선사한다. 1, 2집의 클린보컬 Steinarson이 설화적, 귀족적, 지적인 톤으로 노래에 신비로움, 품위와 지성미를 더했다면, Cosmocrator의 클린보컬은 그 목소리와 창법에 있어 바이킹적 기개와 포부가 느껴지며 노래에 힘과 기상, 극적 효과를 불어넣는다. 3집 이후 윈디르 곡조 스타일들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보컬이라 생각한다.
이후, 이 ‘명예로운 장례식’을 표현하는 연주 파트가 이어진다. 비애가 묻어나면서 아늑하고도 숭고한 리드기타의 선율들로 가득 찬 이 부분은 죽은 전사의 영혼에 대한 극적 위로이자 찬사이며, 독자적인 경지에 오른 윈디르식 멜로디 메이킹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야말로 ‘명예’, ‘영광’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듯한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들이 전사 Arntor와 옛 송달의 농가들을 기리듯 층층이 펼쳐진다.
이후 고요해진 가운데, 절 부분에서 리드기타로 연주되었던 민속적이고 애통한 멜로디가 키보드, 기타 선율로 느리고도 비장하게 울려 퍼진다. 이 부분에서는 드럼 대신 신시사이저의 테크노 비트가 깔리는 것이 이색적인데, 이는 윈디르 음악에 있어 본 3집에 새로이 시도된 특성이며 이후 7번과 8번 트랙의 후반부에서도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리드기타 멜로디가 곧이어 자연스레 원 템포대로 빨라지며 이어지는 3절은 1절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연주된다. 다만, 드럼만은 곡을 정리하며 끝맺기 직전 내달리는 듯, 더 긴박하고 빠른 연주(블라스트 비트)를 보여주고 있다.
그 후에는 곡의 마무리로서, 아까 명예로운 장례에 등장했던 아름다운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코드를 다운피킹하는 리듬기타에 조화된다. 이어서 리듬기타는 같은 코드를 팜 뮤트 주법으로 연주하며 리듬에 변화를 주고, 그렇게 ‘명예’의 정점을 보여준 5번 트랙은 서서히 페이드아웃하며 막을 내린다.
6번 트랙 Destroy(파괴하라)는 팜 뮤트 코드와 해머 온-풀 오프 주법을 사용한 인트로 리프로 시작된다. 군악적인 드럼 소리와 더불어 시작부터 제목에 걸맞은 호전적이고 파괴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이는 곡의 주제 및 가사와 맥락을 같이 한다. 가사의 내용처럼 전체적으로 여유롭고도 득의만만하게 자신의 권세와 파괴성을 자랑하는 곡이다.
이윽고 트레몰로 주법의, 블랙메탈적인 짓궂음이 묻어나는 절이 시작된다. 역시 곡의 테마에 어울리는 작법이다. 후렴에서 보컬 파트가 끝난 뒤 치고 들어오는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서스펜스와 독특한 인상을 준다.
2절은 1절과 같은 방식으로 연주되는데, 방금 언급한 후렴의 기타 멜로디가 나오지 않고 이를 곧장 다른 리프로 이어낸다. 그렇게 변화 파트가 전개되는데, 이 위에서 춤추는 키보드 멜로디는 노르웨이의 신비성을 뿜어낸다.
이어서, 이 리프와 중간 절정 파트를 이어낼 팜 뮤트 활용 리프가 등장한다.
그리고 드디어 중간의 절정 부분이 기색을 드러낸다. 메탈 악기군이 잠잠해진 가운데, 키보드 화음들이 위엄 있고 경건하게 피어오르고 분위기를 잡기 시작한다. 곧 이 키보드 화음에 따르는 코드의 리듬기타가 투입되고, 이 위에 수를 놓는 압도적인 키보드 선율이 잇따른다. 같은 음들을 중간 음역에서 고음역으로 자리 옮겨 다시금 연주하는 이 멜로디는 윈디르 특유의 고결성과 귀족적인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이후 소용돌이치는 드럼과 함께 리듬기타는 격렬한 트레몰로 피킹으로 전환되며, 이와 함께 리드기타 솔로가 터져 나온다. 감정의 폭발과도 같은 격정적인 양상으로 연주되지만, 그 선율을 곱씹다 보면 그것이 이 파트의 기본음들로 구성된 순박한 민요적인 선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멜로디가 끝난 뒤 다시 보컬이 등장하며, 리듬기타는 트레몰로 피킹을 반복하다가 이윽고 절도 있는 다운피킹으로 리듬감에 변화를 준다. 발파르의 보컬이 그 리듬에 맞추어 강력히 부르짖는다.
곧 아까의 고결한 키보드 선율이 재등장하는데, 이제는 트레몰로 리듬과 기관총 같은 쉼 없는 베이스드럼 사운드의 위에서 어우러진다.
이후, 중간 절정 파트 직전의 팜 뮤트 활용 리프가 이제는 절정을 마쳐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 속, 다른 드럼 패턴 위에 다시 등장한다. 그러다 이윽고 아까와 같이 다시 달리는데, 여기에 리드기타의 트리플렛 태핑이 들어오며 블랙메탈적인 흥취를 돋운다.
마지막으로 다시 절의 연주, 즉 3절이 나오며 그 후렴으로 곡이 마무리된다.
7번 트랙 Black New Age(검은 새로운 시대)는 블라스트 비트 드러밍 속에 세 기타의 멜로디들이 저, 중, 고로 층층이 뒤섞인 채 혼돈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시작된다. 이 오프닝 기타 멜로디들은 불안을 자아내면서도 상당히 마법적, 이교적, 주술적인 느낌이다.
이 리프 뒤에 곧바로 1절이 나온다. 노르웨이의 정령들이나 페이건 주술사를 연상시키는 신비주의적 신스 멜로디를 배경으로 한 채 다운피킹으로 강인하게 끊어내는 리듬기타가 굳센 드럼 비트에 맞춰 함께 달린다.
이후 노래는 완화된 속도감과 분위기 속에서 기운을 축적하며 곧이어 있을 힘의 표출을 준비한다. 베이스가 상대적으로 도드라지는 이 완화된 리프 위에서 발파르의 보컬이 곡의 주제인 ‘새로운 토대, 새로운 세대’에 관해 효과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이윽고 이 주제의 음악적 발산, 즉 잠깐의 연주 위주 파트가 나온다. 이는 2절 전, 특별히 연주가 부각되는 부분이 삽화처럼 끼워진 양상이다. 곡의 도입부에서처럼 여러 기타 멜로디들이 층을 이루어 방금까지 축적한 힘을 섬세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참신한 개별 멜로디들이 서로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2절 이후, 곡을 심화하며 후반부로 이끄는 중요한 파트가 이어지는데, 민요적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신스와 읊조리는 리드기타의 조합이 일품이다. 이 리프와 바로 뒤에 자연스레 이어지는 리프들은 압도적인 노르웨이만의 정서를 청자에게 기발한 방식으로 자랑스럽게 선사한다. 리드기타는 옛 민담과 음악, 춤을 연상케 하는 멜로디들로 곡을 흠뻑 물들이기 시작하며, 노르웨이적 낭만과 환상의 결정체로서 그리그(Grieg)의 음악을 떠오르게 한다. 블랙메탈적 기조를 잃지 않으며 전투성, 서사성 등 여러 면모를 능수능란하게 발휘하는 재치 있는 드러밍 또한 이 노르웨이적 아취에 일조한다. 리듬기타와 드럼이 두 가지 리듬 스타일을 번갈아 합을 맞춰 연주하고, 이 위에 리드기타가 줄곧 마법에 걸린 멜로디를 연주한다.
보컬이 위 리프에서 모든 노래를 끝낸 이후, 신스 음악이 깔리며 마지막 변화 부분이 시작된다. 이윽고 키보드 선율이 밤하늘을 가르듯 등장해 화려한 춤을 추며 점점 더 강렬한 빛을 발하여 온다. 기타는 이를 지켜보며 호흡하는 듯, 심장 박동과 유사한 리듬으로 곡의 마지막까지 이 빛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빛의 선율들이 추가되고 심화되며, 이 독창적인 곡을 마무리한다.
앨범의 마지막 곡인 8번 트랙 (My) Journey to the End(끝으로의 여행)는 메탈 음악인 1막(시작~3:39)과 신시사이저 멜로디들이 주를 이루어 진행되는 2막(3:40~끝)으로 나뉜다. 앨범을 통틀어 가장 긴 곡이며, 후반의 전자음악 파트는 발파르가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자 하였음을 잘 보여준다. 뇌리에 강하게 남는 활기찬 멜로디 및 이러한 독특한 구성으로써 널리 알려진 곡이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곡이기도 하다.
도입부, 곡의 메인 주제 선율이 기타의 트레몰로 피킹으로 연주된다. 신스 배킹이 깊이감을 더하는 가운데, 이윽고 기타에 잠시 제동이 걸리고, 새 리드기타 멜로디가 좀 전의 멜로디를 한 옥타브 높은음으로 연주하며 등장한다. 그리고 곧 멈추었던 기타가 다시 연주되며 이와 함께한다.
이후 그 두 대의 기타가 1절을 전개하며, 해당 멜로디에 후반부가 첨가된 리프를 보여준다.
1절이 마무리될 때 아까와 같은 양상으로 다시 한번 잠시 기타들에 제동이 걸리며, 곧바로 기존에서 변형된, 심화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발전에 따라 낮은음 기타는 리듬기타로서 이제 코드를 깔아주게 된다. 발파르의 보컬에 이어 해당 가사를 클린보컬이 반복하며 노래하는 부분은 가히 압권이며, 굉장한 청량감과 산뜻함, 여운을 준다.
메탈 음악 파트의 마무리 부분, 즉 1막의 마지막 리프에서는 천공에 메아리치듯 아름답게 퍼지는 신스 배킹 속에 기타가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를 펼쳐낸다.
이 마지막 8번 트랙은 내용상 앨범의 시작인 1번 트랙과 연관성을 갖는다. 다음은 첫 곡과 마지막 곡의 가사 일부이다.
“내 운명이 저절로 실현되는 동안
나는 끝으로부터의 지혜로써 세상을 바라본다
...
저편 끝에서 신으로서의 힘과 지혜를 얻기 위해
나는 죽으면 더 멀리, 그 어떤 사람보다 더 멀리 갈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는 일반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내 비전을 받아들였습니다.
운명, 숙명, 피할 수 없는 이른 죽음
마침내 나는 죽었습니다.
그리고 비전은 다른 모든 이들에게 공개됩니다”
이 앨범의 시작에서 노래한 것처럼 ‘저편 끝에서 신으로서의 힘과 지혜를 얻기 위해’ 마지막 곡의 제목과 가사처럼 머나먼 ‘끝으로의 여행’을 떠나고, 그 후에 그의 ‘비전(vision)’이 마치 계시처럼 세상에 펼쳐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마지막 곡의 멜로디들은 밝고 힘차지만 동시에 초연함과 달관이 묻어난다. 또한, 첫 메인 멜로디를 기본으로 하여 이를 일정한 패턴 속에 변형 및 심화하는 전개는 곡에 ‘여행’길에 오른 듯한 점진성을 부여한다.
이윽고 2막, 키보드 멜로디가 드럼 연주 위에 수를 놓기 시작한다. 윈디르의 엄청난 음악적 강점인 섬세한 키보드 멜로디 메이킹이 여실히 드러난다. 노래의 화자가 죽음을 맞이하고 세상의 저편 끝으로 여행을 떠남에 따라 세상에는 그의 ‘비전’이 펼쳐 드러나는데, 이 파트는 그의 ‘끝으로 향하는 여행’ 그 자체이자, 그의 죽음 이후 세상에 펼쳐지는 ‘비전’의 모습이기도 하다. 몽상적, 환상적, 사색적이면서도 그윽하고 또 아늑한, 말 그대로 visional한 음악이 곡이 끝날 때까지 펼쳐진다. 그리고 마치 이 비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암시하듯 페이드아웃으로 마무리되며, 우리의 내면에 깊은 여운을 남김과 동시에 다른 차원과의 영적 연결감을 준다.
이미 전작들부터 윈디르는 정체성과 독창성을 갖췄었고 그 자체로 완벽했지만, 발파르는 자신의 음악적 감수성과 능력치로써 새 멤버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들을 자신 고유의 스타일과 접목해 재치 있게 엮어내는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발파르는 가사를 일부 영어로 작사하기 시작하였다. 2집 Arntor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던 바 있다.
“음반이 해외에서 이렇게나 잘될 줄 알았다면, 저는 영어로 가사를 쓰는 것을 고려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전 작품들의 가사가 모두 노르웨이어, 그것도 정통 송달 지역의 방언으로 쓰여있는지라, 해외 팬들의 이해 및 접근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서였다.
그럼에도 그는 노르웨이어의 사용 또한 계속 병행하였고, 특히 옛 송달의 역사나 민속 등 주제들을 다룰 때면 늘 그래왔듯 가사를 노르웨이어로 작사하였다.
이렇듯 3집은 예전과 다른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돋보이는 앨범이고, 그의 작품 중 가장 영어 가사가 많은 앨범이며, 해외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앨범이기도 하다.
발파르가 작곡 및 작사를 하고 보컬, 기타, 아코디언, 키보드, 추가 베이스, 드럼 프로그래밍 등을 맡았으며, Hváll이 작곡 및 작사, 베이스를 맡았다.
Sture가 리듬기타, Strom이 리드기타, Righ가 키보드 연주를 맡았고, 역시 Steingrim이 드럼을 쳤다.
게스트 클린 보컬로서 Cosmocrator라는 이가 등장하는데, 그는 노르웨이 텔레마르크의 Akkerhaugen에서 결성된 데스, 블랙메탈 밴드 Mindgrinder 출신이었다. “1184” 앨범이 2001년 6월-7월에 Akkerhaugen 스튜디오에서 녹음 및 믹싱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시 윈디르가 이곳의 뮤지션들과 교류하였음을 알 수 있다.
Akkerhaugen 스튜디오 오너인 Torbjørn Akkerhaugen이 발파르, Hváll과 함께 앨범의 프로듀싱과 믹싱을 맡았다. Strype Audio의 Tom Kvålsvoll이 마스터링하였고, Native North Graphics에서 아트워크와 레이아웃을 담당했다.
12페이지 분량의 부클릿에는 전곡의 가사와 함께 중간에 ‘sumaren 1184’라는 문구가 단독으로 크게 두 페이지에 걸쳐 있다. 앨범이 다루는 주요 테마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1184년 여름’이라는 뜻으로 그해 6월 15일 일어났던 Fimreite 해전을 암시적으로 가리키고 있다. 가사들이 적힌 페이지들에는 두 까마귀(오딘 신이 동반하는 동물로서 오딘의 힘과 지혜, 예언, 보호 등을 상징하여, 옛 북유럽 신앙 및 전투에 있어 중요한 동물이었다)와 전사의 투구 등이 그려져 있다.
앨범의 표지이자 CD, 부클릿 등 전반적인 앨범 디자인의 중심이 되는 그림은 노르웨이 최초의 낭만주의 화가이자 노르웨이 회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구자인 J. C. Dahl(1788-1857)의 작품으로, 제목은 ‘Vinter ved Sognefjorden (송네피오르의 겨울)’이다. 가파른 비탈과 눈 덮인 바위산이 있는 노르웨이적 풍경에, 송네피오르에서 옛 전투가 일어났던 곳을 바라본 채 우뚝 서 있는 멘히르(돌기둥)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는 Fimreite를 바라보는 Nornes에 세워져 있는데, 현재는 역사적 기념비로서 ‘Til minne om Slaget ved Fimreite 1184, H.M. Kong Olav V avduka Steinen 1984’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1184년의 Fimreite 전투를 기념하여 H.M. 올라프 5세 국왕이 1984년 이 돌을 공개했다.’라는 뜻이다. 당시 올라프 국왕은 Fimreite 전투로부터 800년이 되는 1984년 6월 15일, 이 전투의 역사적 의의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 기념비를 공개하였다.
윈디르 3집에서는 멤버 Sture가 해당 그림을 재디자인하였다.
이렇듯 윈디르는 노르웨이 낭만주의 화가들의 향수, 애향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자신의 앨범 아트에 사용했다. 그리고 노르웨이의 자연, 민속 등 향토적인 풍경들을 작품에 담고자 했던 이러한 옛 화가들과 그 정신적, 예술적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1번 트랙 Todeswalzer(죽음의 왈츠)는 윈디르의 특징이자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키보드 멜로디로서 앨범의 문을 연다. 이 3집에서도 윈디르는 음악적 주제를 심도 있게 표현하는 독창적이고도 지적인 키보드 선율들을 아낌없이 풍부하게 선사한다.
이윽고 키보드 선율에 따른 기타 코드와 함께 절이 나오는데, 윈디르가 절의 리프 메이킹에 있어 애용하는 방식의 찬란한 멜로디가 밤하늘에 빛의 계단들을 흩트리는 오로라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트레몰로 주법의 메인 멜로디가 이끄는 리프로 이어진다. 이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반복되고 심화되며 곡의 끝부분에서는 템포 변화로써 포인트를 주기도 하는 주요한 리프이다. 이 리프가 두 번째 등장할 때, 기타의 추가 선율들이 들어와 메인 멜로디에 아름다운 자수를 놓는 부분은 윈디르 음악에서 복층 멜로디로써 자아내어지곤 하는 특유의 ‘고귀함’과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이 곡의 가사 내용처럼 옛 스칸디나비아의 귀족성, 신성성이 묻어나고, 죽음 이후 ‘신’으로서 힘과 지혜를 얻는 모습은 이러한 리프들에 모두 녹아있다.
6/4의 박자 변화 부분 이후, 잠시 도입부 키보드 멜로디가 다시 연주되며 그 끝에 3박자의 물길을 튼다. 곡의 제목 속 ‘왈츠’처럼 박자가 3/4박자로 전환되는 구간이다. 민속적 리듬감이 살아있는 드럼과 기타 리프 속에 바이킹적 기상이 느껴지는 Cosmocrator의 클린 보컬이 더해져 경쾌하고도 강한 인상을 준다.
끝부분에서는 여러 선율들이 어우러졌던 아까의 멜로딕한 리프를 한 음 높이고 일시적으로 템포를 올려 연주함으로써 곡의 주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탄력을 준 뒤, 다시 첫 리프로 돌아온 채 페이드아웃하며 곡을 마무리한다.
2번 트랙 1184는 이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서, 노르웨이 송달에서 일어난 역사적 전투를 다룬 곡인 만큼 예스럽고 중후한 리프들로 가득 차 있다.
슬프고도 치열한 트레몰로 오프닝 리프 이후, 기타 멜로디들이 처연히 어우러지며 이 1184년 여름에 송달에서 일어난 반격과 복수, 내란의 서사를 시작한다. 이는 발파르의 보컬과 함께 절로 이어지는데, 곡에서 절로서 총 3번 반복되는 이 메인 리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이루듯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고음 둘, 중음 하나의 기타와 베이스기타의 멜로디가 겹겹이 층을 이루는 부분은 마치 전투에서 전사하게 되는 Magnus 왕과 송달의 전사(windir) Arntor에 대한 애도와 경의를 표하는 듯,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지극히 애절하고도 섬세한 작법을 보여준다.
도입부 리프와 함께 반복되는 2절 파트 이후, 치열한 전투의 장면을 묘사하는 리프가 등장한다. 리듬기타가 코드를 트레몰로로 휘몰아치는 가운데 이 위에서 우짖는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피오르가 피로 붉게 물들 때까지 이어진 전투의 극렬함을 노래하는 클린보컬의 목소리 또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곡을 절정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윽고 곡의 주제 선율을 변주하는 키보드, 베이스기타, 기타 멜로디가 차례로 나오고, 이에 아코디언이 들어와 모두 각자의 곡조를 함께 연주하는 파트가 나온다. 각 악기의 활약이 장관을 이루는 부분이며, 이 곡의 절정이자 이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파트 중 하나라 꼽을 수 있다. 아코디언의 선율에 추가 아코디언 반주가 더해지고, 전사들의 기개를 반영하는 전투적인 드럼이 깔리는 부분은 가히 압권이다. 블랙메탈 음악에 있어 이러한 아코디언의 뛰어난 활용은 윈디르가 최초였으며, 당대 누구도 예상치 못할 민속 악기로서의 아코디언으로 그 음악적 주제에 이만치나 깊이를 더하는 양상은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성과로 남았다. 발파르가 평소 민속 음악과 이 악기에 관한 조예가 깊었음이 드러난다.
이후 곡은 도입부와 절의 리프로 마지막 3절을 노래한 뒤 그 옛이야기의 서사에 막을 내린다.
3번 트랙 Dance of Mortal Lust(치명적 욕망의 춤)는 격동이 느껴지는 리프들로 가득 찬 곡이다. 인간적인 격정과 욕망을 다룬 가사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듯한 기타 리프들이 돋보이며, 이를 탄탄히 받치는 역동적인 드러밍이 내내 이어진다.
일렁이는 격정을 표현한 듯한 이러한 이색적인 스타일은 마치 구속과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인간적인 정서들을 표출하는 짓궂고 흥겨운 이교도적 춤을 연상시킨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감성적인 기타 멜로디들은 여전히 윈디르만의 독창성을 짙게 뿜어내고 있다.
곡의 후반부, 메인 리프와 도입부 리프의 수미상관식 마지막 반복 이후, 곡은 잠시 키보드의 차갑고 신비로운 분위기 조성과 함께 고요해졌다가 이 키보드라인에 따라 휘몰아치는, 매우 격정적이고도 아름다운 트레몰로 기타 리프로 이어진다. 이윽고 팜 뮤트 주법으로 절도 있게 끊어내며 트롤리쉬한 느낌을 자아내는 맨 마지막 리프가 등장하는데, 색다르면서도 가히 윈디르답다 할 수 있는 특유의 민속적인 흥취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일탈과 해방감, 그러나 이 자체로 온전한 역설적인 완성감을 낳는다.
4번 트랙 The Spiritlord(영혼의 군주)는 다소 새로운 느낌의 리프들과 함께 시작되는데, 이는 스래시적 인상을 주며 기존 윈디르 곡들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내 키보드 화음을 배경으로 치고 들어오는 기타의 트레몰로 멜로디와 함께 특유의 비애와 경건함이 깔린 멜로딕한 서사를 이루기 시작하며, 이는 클린보컬의 인도로써 그대로 중간부의 기타 솔로로 이어진다.
이렇게 터져 나온, 두 대의 기타가 맞물리는 유니크한 기타 솔로는 이 곡의 하이라이트이자 이것이 ‘윈디르’임을 증명한다.
이윽고 다시 초반 메인 절의 리프로 돌아오는데, 이 이후에 등장하는 변화 파트는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전개로써 호기심을 유발한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한 흥미로운 신스 멜로디에 이어, 이를 박진감 넘치게 덮쳐 그 자취를 점하는 기타 리프가 곡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5번 트랙 Heidra(명예로운)는 2번 타이틀 트랙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3집 1184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곡으로 손꼽히는 트랙이다. 2번 곡이 송달 지역의 역사적 전투 Slaget ved Fimreite의 배경, 과정 및 결과를 다루었다면, 본 곡은 그 전투의 패배에 따른 여파에 관한 이야기이다. 윈디르의 다른 모든 이야기 곡들과 마찬가지로, 본 곡 또한 가사 내용에 맞추어 전개되는 음악적 표현력이 매우 탁월하다.
곡은 트레몰로로 연주되는 애향적, 민속적인 기타 멜로디로 시작되며, 곧 더 높은 음의 추가 기타 멜로디가 들어온다. 이후 도입부와 절 사이를 잇는 간주가 이어진다. 기타가 빠지며 도드라진 베이스라인과 함께, 키보드 화음 속에 빛으로 점을 찍어내는 듯한 키보드 멜로디가 그 황홀한 자태를 또렷이 드러낸다.
그리고 장례 행렬을 목도하는 장면의 절이 시작되는데, 마치 폭포가 흘러내리듯 코드를 연속으로 다운피킹하는 리프는 격렬한 슬픔과 함께 매우 노르웨이적인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이윽고 죽은 Arntor가 관 속에 누워있는 모습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이 리프에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첨가된다. 죽음에 대한 애도와 더불어 전사의 생전 깊은 슬픔과 높은 이상을 표현하는 듯, 이 민속적인 멜로디는 더없이 애절하고도 간절한 느낌을 자아낸다.
잠시 도입부의 리프가 반복된 후, 2절이 시작된다. 이 2절에서는 기존 1절에서 연속 다운피킹하던 리듬이 팜 뮤트 노트를 활용하여 쥐고 펴며 마치 말의 갤럽 소리가 연상되는 리듬으로 변모한다. 이는 옛 전투, 전사의 분위기를 되살림과 동시에 발을 구르며 민속춤을 추는 듯한 생생한 민속 감성을 전달한다. 이와 같은 방식, 즉 첫 번째에는 쏟아지는 폭포처럼 연속 다운피킹하거나 트레몰로 피킹으로 물결 깔던 리듬기타를 두 번째에서는 팜 뮤트를 이용해 말의 갤럽 소리처럼 전환하는 방식은 발파르가 즐겨 사용하던 개성적 기법으로, 이후 4집의 Despot, Fagning, Ætti Mørkna 등 곡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도입부의 멜로디를 팜 뮤트 노트와 코드를 활용하여 리듬감 있게 변형한 리프가 등장하고, 이것이 반복됨에 따라 도입부 키보드라인도 흘러나온다. 그 뒤에는 도입부와 1절 사이 연주되었던 키보드라인이 베이스라인과 함께 다시 등장하며 1막을 마무리한다.
이윽고 2막, 장례식으로서, 전사 Arntor의 명예로운 삶과 죽음을 기리는 파트가 압도적인 멜로디와 함께 가슴을 강하게 울리며 밀고 들어온다. 연속 다운피킹하는 리듬기타와 치밀한 드러밍이 이 극적인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이는 다음과 같은 가사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Sette livet til for ætte og æra
miste både setegarden og sæla
Men då dauden var nær
vart han heidra likferd
“혈통과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쳤고
setegard(귀족의 영구 거처 농장)와 행복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그에게는 명예로운 장례식이 주어졌습니다.”
이를 발파르의 스크리밍 보컬이 부르짖고, 이어 Cosmocrator의 클린보컬이 반복하여 웅건히 외치는 부분은 극한의 감동을 선사한다. 1, 2집의 클린보컬 Steinarson이 설화적, 귀족적, 지적인 톤으로 노래에 신비로움, 품위와 지성미를 더했다면, Cosmocrator의 클린보컬은 그 목소리와 창법에 있어 바이킹적 기개와 포부가 느껴지며 노래에 힘과 기상, 극적 효과를 불어넣는다. 3집 이후 윈디르 곡조 스타일들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보컬이라 생각한다.
이후, 이 ‘명예로운 장례식’을 표현하는 연주 파트가 이어진다. 비애가 묻어나면서 아늑하고도 숭고한 리드기타의 선율들로 가득 찬 이 부분은 죽은 전사의 영혼에 대한 극적 위로이자 찬사이며, 독자적인 경지에 오른 윈디르식 멜로디 메이킹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야말로 ‘명예’, ‘영광’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듯한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들이 전사 Arntor와 옛 송달의 농가들을 기리듯 층층이 펼쳐진다.
이후 고요해진 가운데, 절 부분에서 리드기타로 연주되었던 민속적이고 애통한 멜로디가 키보드, 기타 선율로 느리고도 비장하게 울려 퍼진다. 이 부분에서는 드럼 대신 신시사이저의 테크노 비트가 깔리는 것이 이색적인데, 이는 윈디르 음악에 있어 본 3집에 새로이 시도된 특성이며 이후 7번과 8번 트랙의 후반부에서도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리드기타 멜로디가 곧이어 자연스레 원 템포대로 빨라지며 이어지는 3절은 1절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연주된다. 다만, 드럼만은 곡을 정리하며 끝맺기 직전 내달리는 듯, 더 긴박하고 빠른 연주(블라스트 비트)를 보여주고 있다.
그 후에는 곡의 마무리로서, 아까 명예로운 장례에 등장했던 아름다운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코드를 다운피킹하는 리듬기타에 조화된다. 이어서 리듬기타는 같은 코드를 팜 뮤트 주법으로 연주하며 리듬에 변화를 주고, 그렇게 ‘명예’의 정점을 보여준 5번 트랙은 서서히 페이드아웃하며 막을 내린다.
6번 트랙 Destroy(파괴하라)는 팜 뮤트 코드와 해머 온-풀 오프 주법을 사용한 인트로 리프로 시작된다. 군악적인 드럼 소리와 더불어 시작부터 제목에 걸맞은 호전적이고 파괴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이는 곡의 주제 및 가사와 맥락을 같이 한다. 가사의 내용처럼 전체적으로 여유롭고도 득의만만하게 자신의 권세와 파괴성을 자랑하는 곡이다.
이윽고 트레몰로 주법의, 블랙메탈적인 짓궂음이 묻어나는 절이 시작된다. 역시 곡의 테마에 어울리는 작법이다. 후렴에서 보컬 파트가 끝난 뒤 치고 들어오는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서스펜스와 독특한 인상을 준다.
2절은 1절과 같은 방식으로 연주되는데, 방금 언급한 후렴의 기타 멜로디가 나오지 않고 이를 곧장 다른 리프로 이어낸다. 그렇게 변화 파트가 전개되는데, 이 위에서 춤추는 키보드 멜로디는 노르웨이의 신비성을 뿜어낸다.
이어서, 이 리프와 중간 절정 파트를 이어낼 팜 뮤트 활용 리프가 등장한다.
그리고 드디어 중간의 절정 부분이 기색을 드러낸다. 메탈 악기군이 잠잠해진 가운데, 키보드 화음들이 위엄 있고 경건하게 피어오르고 분위기를 잡기 시작한다. 곧 이 키보드 화음에 따르는 코드의 리듬기타가 투입되고, 이 위에 수를 놓는 압도적인 키보드 선율이 잇따른다. 같은 음들을 중간 음역에서 고음역으로 자리 옮겨 다시금 연주하는 이 멜로디는 윈디르 특유의 고결성과 귀족적인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이후 소용돌이치는 드럼과 함께 리듬기타는 격렬한 트레몰로 피킹으로 전환되며, 이와 함께 리드기타 솔로가 터져 나온다. 감정의 폭발과도 같은 격정적인 양상으로 연주되지만, 그 선율을 곱씹다 보면 그것이 이 파트의 기본음들로 구성된 순박한 민요적인 선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멜로디가 끝난 뒤 다시 보컬이 등장하며, 리듬기타는 트레몰로 피킹을 반복하다가 이윽고 절도 있는 다운피킹으로 리듬감에 변화를 준다. 발파르의 보컬이 그 리듬에 맞추어 강력히 부르짖는다.
곧 아까의 고결한 키보드 선율이 재등장하는데, 이제는 트레몰로 리듬과 기관총 같은 쉼 없는 베이스드럼 사운드의 위에서 어우러진다.
이후, 중간 절정 파트 직전의 팜 뮤트 활용 리프가 이제는 절정을 마쳐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 속, 다른 드럼 패턴 위에 다시 등장한다. 그러다 이윽고 아까와 같이 다시 달리는데, 여기에 리드기타의 트리플렛 태핑이 들어오며 블랙메탈적인 흥취를 돋운다.
마지막으로 다시 절의 연주, 즉 3절이 나오며 그 후렴으로 곡이 마무리된다.
7번 트랙 Black New Age(검은 새로운 시대)는 블라스트 비트 드러밍 속에 세 기타의 멜로디들이 저, 중, 고로 층층이 뒤섞인 채 혼돈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시작된다. 이 오프닝 기타 멜로디들은 불안을 자아내면서도 상당히 마법적, 이교적, 주술적인 느낌이다.
이 리프 뒤에 곧바로 1절이 나온다. 노르웨이의 정령들이나 페이건 주술사를 연상시키는 신비주의적 신스 멜로디를 배경으로 한 채 다운피킹으로 강인하게 끊어내는 리듬기타가 굳센 드럼 비트에 맞춰 함께 달린다.
이후 노래는 완화된 속도감과 분위기 속에서 기운을 축적하며 곧이어 있을 힘의 표출을 준비한다. 베이스가 상대적으로 도드라지는 이 완화된 리프 위에서 발파르의 보컬이 곡의 주제인 ‘새로운 토대, 새로운 세대’에 관해 효과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이윽고 이 주제의 음악적 발산, 즉 잠깐의 연주 위주 파트가 나온다. 이는 2절 전, 특별히 연주가 부각되는 부분이 삽화처럼 끼워진 양상이다. 곡의 도입부에서처럼 여러 기타 멜로디들이 층을 이루어 방금까지 축적한 힘을 섬세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참신한 개별 멜로디들이 서로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2절 이후, 곡을 심화하며 후반부로 이끄는 중요한 파트가 이어지는데, 민요적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신스와 읊조리는 리드기타의 조합이 일품이다. 이 리프와 바로 뒤에 자연스레 이어지는 리프들은 압도적인 노르웨이만의 정서를 청자에게 기발한 방식으로 자랑스럽게 선사한다. 리드기타는 옛 민담과 음악, 춤을 연상케 하는 멜로디들로 곡을 흠뻑 물들이기 시작하며, 노르웨이적 낭만과 환상의 결정체로서 그리그(Grieg)의 음악을 떠오르게 한다. 블랙메탈적 기조를 잃지 않으며 전투성, 서사성 등 여러 면모를 능수능란하게 발휘하는 재치 있는 드러밍 또한 이 노르웨이적 아취에 일조한다. 리듬기타와 드럼이 두 가지 리듬 스타일을 번갈아 합을 맞춰 연주하고, 이 위에 리드기타가 줄곧 마법에 걸린 멜로디를 연주한다.
보컬이 위 리프에서 모든 노래를 끝낸 이후, 신스 음악이 깔리며 마지막 변화 부분이 시작된다. 이윽고 키보드 선율이 밤하늘을 가르듯 등장해 화려한 춤을 추며 점점 더 강렬한 빛을 발하여 온다. 기타는 이를 지켜보며 호흡하는 듯, 심장 박동과 유사한 리듬으로 곡의 마지막까지 이 빛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빛의 선율들이 추가되고 심화되며, 이 독창적인 곡을 마무리한다.
앨범의 마지막 곡인 8번 트랙 (My) Journey to the End(끝으로의 여행)는 메탈 음악인 1막(시작~3:39)과 신시사이저 멜로디들이 주를 이루어 진행되는 2막(3:40~끝)으로 나뉜다. 앨범을 통틀어 가장 긴 곡이며, 후반의 전자음악 파트는 발파르가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자 하였음을 잘 보여준다. 뇌리에 강하게 남는 활기찬 멜로디 및 이러한 독특한 구성으로써 널리 알려진 곡이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곡이기도 하다.
도입부, 곡의 메인 주제 선율이 기타의 트레몰로 피킹으로 연주된다. 신스 배킹이 깊이감을 더하는 가운데, 이윽고 기타에 잠시 제동이 걸리고, 새 리드기타 멜로디가 좀 전의 멜로디를 한 옥타브 높은음으로 연주하며 등장한다. 그리고 곧 멈추었던 기타가 다시 연주되며 이와 함께한다.
이후 그 두 대의 기타가 1절을 전개하며, 해당 멜로디에 후반부가 첨가된 리프를 보여준다.
1절이 마무리될 때 아까와 같은 양상으로 다시 한번 잠시 기타들에 제동이 걸리며, 곧바로 기존에서 변형된, 심화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발전에 따라 낮은음 기타는 리듬기타로서 이제 코드를 깔아주게 된다. 발파르의 보컬에 이어 해당 가사를 클린보컬이 반복하며 노래하는 부분은 가히 압권이며, 굉장한 청량감과 산뜻함, 여운을 준다.
메탈 음악 파트의 마무리 부분, 즉 1막의 마지막 리프에서는 천공에 메아리치듯 아름답게 퍼지는 신스 배킹 속에 기타가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를 펼쳐낸다.
이 마지막 8번 트랙은 내용상 앨범의 시작인 1번 트랙과 연관성을 갖는다. 다음은 첫 곡과 마지막 곡의 가사 일부이다.
“내 운명이 저절로 실현되는 동안
나는 끝으로부터의 지혜로써 세상을 바라본다
...
저편 끝에서 신으로서의 힘과 지혜를 얻기 위해
나는 죽으면 더 멀리, 그 어떤 사람보다 더 멀리 갈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는 일반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내 비전을 받아들였습니다.
운명, 숙명, 피할 수 없는 이른 죽음
마침내 나는 죽었습니다.
그리고 비전은 다른 모든 이들에게 공개됩니다”
이 앨범의 시작에서 노래한 것처럼 ‘저편 끝에서 신으로서의 힘과 지혜를 얻기 위해’ 마지막 곡의 제목과 가사처럼 머나먼 ‘끝으로의 여행’을 떠나고, 그 후에 그의 ‘비전(vision)’이 마치 계시처럼 세상에 펼쳐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마지막 곡의 멜로디들은 밝고 힘차지만 동시에 초연함과 달관이 묻어난다. 또한, 첫 메인 멜로디를 기본으로 하여 이를 일정한 패턴 속에 변형 및 심화하는 전개는 곡에 ‘여행’길에 오른 듯한 점진성을 부여한다.
이윽고 2막, 키보드 멜로디가 드럼 연주 위에 수를 놓기 시작한다. 윈디르의 엄청난 음악적 강점인 섬세한 키보드 멜로디 메이킹이 여실히 드러난다. 노래의 화자가 죽음을 맞이하고 세상의 저편 끝으로 여행을 떠남에 따라 세상에는 그의 ‘비전’이 펼쳐 드러나는데, 이 파트는 그의 ‘끝으로 향하는 여행’ 그 자체이자, 그의 죽음 이후 세상에 펼쳐지는 ‘비전’의 모습이기도 하다. 몽상적, 환상적, 사색적이면서도 그윽하고 또 아늑한, 말 그대로 visional한 음악이 곡이 끝날 때까지 펼쳐진다. 그리고 마치 이 비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암시하듯 페이드아웃으로 마무리되며, 우리의 내면에 깊은 여운을 남김과 동시에 다른 차원과의 영적 연결감을 준다.
2 likes
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
---|---|---|---|---|
1. | Todeswalzer | 4:54 | 96.7 | 3 |
2. | 1184 | 5:28 | 95 | 2 |
3. | Dance of Mortal Lust | 5:45 | 100 | 1 |
4. | The Spiritlord | 6:11 | 92.5 | 2 |
5. | Heidra | 8:18 | 92.5 | 2 |
6. | Destroy | 6:30 | 95 | 1 |
7. | Black New Age | 4:54 | 90 | 1 |
8. | Journey To The End | 9:34 | 100 | 3 |
Line-up (members)
- Terje Bakken (Valfar) : Vocals
- Stian Bakketeig (Strom) : Guitars
- Sture Dingsøyr : Guitars
- Jarle Kvale (Hvall) : Bass
- Jørn Holen (Steingrim) : Drums
- Gaute Refsnes (Righ) : Violin
10,437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
Icon Review (1993) | 100 | 3 hours ago | 0 | ||||
Death Magnetic Review (2008) | 65 | 4 hours ago | 0 | ||||
The Years of Decay Review (1989) | 100 | 5 hours ago | 0 | ||||
Paid in Full Review (2022) | 75 | 12 hours ago | 0 | ||||
A Prelude to Sorrow Review (2018) | 80 | 13 hours ago | 0 | ||||
Reborn Review (2018) | 80 | 14 hours ago | 0 | ||||
Forests of Witchery Review (1996) | 80 | 19 hours ago | 0 | ||||
Seasons in the Abyss Review (1990) | 90 | 1 day ago | 0 | ||||
Humanity - Hour 1 Review (2007) | 90 | 1 day ago | 0 | ||||
Eye II Eye Review (1999) | 75 | 2 days ago | 1 | ||||
Awakening from Dukkha Review (2021) | 75 | 2 days ago | 0 | ||||
Killing on Adrenaline Review (1998) | 100 | 4 days ago | 1 | ||||
Chapter 3: Parasomnia Review (2011) | 90 | 4 days ago | 1 | ||||
Time to Be King Review (2010) | 70 | 4 days ago | 0 | ||||
The Winter Wake Review (2006) | 75 | 4 days ago | 0 | ||||
Endless Review (2024) | 90 | 5 days ago | 1 | ||||
Forevermore Review (2011) | 70 | 6 days ago | 0 | ||||
80 | 6 days ago | 1 | |||||
90 | 7 days ago | 0 | |||||
Distance Over Time Review (2019) | 80 | 7 days ago | 1 |
Sóknardalr Review (1997)
유로니무스 100/100
May 28, 2019 Likes : 7
데모 시절(1994-1995)의 두 테이프 녹음을 거쳐, 윈디르는 1997년 3월 23일, 드디어 첫 정규 앨범인 “Sóknardalr(송달)”을 발표한다. 앨범 제목은 발파르의 고향 ‘송달’의 옛 노르웨이식 이름이다. (1집과 2집의 가사는 전곡이 모두 송달 방언(sognemål)으로 작성되었고, 노래 제목들은 송달의 공식... Read More
Arntor Review (1999)
똘복이 100/100
Dec 27, 2021 Likes : 6
어떻게 보면, 당시 1998년은 분명 노르웨이 블랙메탈, 특히 심포닉 블랙메탈에 있어서는 다양한 시도와 함께 ‘탈 정통화’가 가속되던 때였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심포닉과 포크, 바이킹의 특징을 조화시켜 특유의 ‘민족색’을 굳건히 지키고 발전해 오는 밴드의 앨범이 있었으니... Read More
Arntor Review (1999)
유로니무스 100/100
May 28, 2019 Likes : 6
첫 스튜디오 앨범부터 굉장한 음악적 의미와 완성도를 보여준 윈디르는 1999년 10월 11일 두 번째 작품 “Arntor”를 발표한다. 앨범 제목은 옛 송달의 지역민이자 전사였던 지역 영웅의 이름이다.
이미 수립한 자신만의 뚜렷한 테마적, 음악적 정체성을 더욱더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킨... Read More
The Sognametal Legacy Review (2021) [Boxed set]
유로니무스 100/100
Sep 3, 2022 Likes : 4
Windir라는 밴드와 음악, Valfar라는 뮤지션에 대한 글은 Sognametal 리뷰에 소상히 적어놓았으므로, 오늘은 발파르의 생일을 기념하여 2014년 1월 11일에 발파르의 고향 Sogn 지역신문에 실렸던 인터뷰 기사 전체를 번역해 올려 본다.
기사는 총 3파트로서, 기사 소개와 발파르의 생전 인터뷰 구절들... Read More
SognaMetal Review (2005) [Video]
유로니무스 100/100
Sep 3, 2019 Likes : 3
Viking Black Metal이라는 통칭으로는 온전히 설명이 불가능한, 마치 그 무게를 잴 수 없는 거대한 바이킹선 혹은 그 높이를 알 수 없는 장엄한 피오르와 같은 음악적 역량과 깊이의 메탈밴드가 있다. 밴드의 정체성은 Viking 외에도 Folkloric, Melodic 등의 수식어들로 보완되며, national romanticism의 결... Read More
Likferd Review (2003)
유로니무스 100/100
May 28, 2019 Likes : 2
이전 작품들로써 노르웨이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 깊은 감동을 전한 윈디르는 2003년 3월 27일, 4집 “Likferd(송달 방언으로 ‘매장’ 혹은 ‘장례식’을 뜻한다)”를 낸다. 그때는 아무도 이 앨범이 그 제목처럼 윈디르의 마지막 정규 앨범이 될지 몰랐다.
발파르의 음악적 역량과 기량이 최... Read More
Likferd Review (2003)
구르는 돌 80/100
Aug 25, 2014 Likes : 1
젊은 나이에 사고로 요절한 Valfar 최후의 작품. Likferd는 마지막 작품답게 이전에 나온 앨범들보다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구성이다. 이전 앨범들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작품의 구성이었다. Arntor와 1184는 멜로디 부분에서는 Viking Metal, Melo... Read More
Arntor Review (1999)
구르는 돌 85/100
Sep 5, 2010 Likes : 1
Windir는 내가 외국 사이트를 돌아다니다가 알게 된 밴드다.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을 보고 어떻게 구하기도 힘들어서 부득이하게 다운 받아서 들어봤다. 개인적으로 블랙메탈을 그렇게 까지 많이 들어보진 않았지만, 본작에서 발산하는 멜로디는 그 동안 들어본 것 중에서도 가장...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