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meleon Review
September 4, 2013
Helloween의 다사다난한 30년에 이르는 역사 중 최대의 암흑기를 꼽아야 한다면 어느 시절을 꼽아야 할까? 장담은 못 하겠지만, 감히 단언하는데 [Chameleon] 앨범이 발표된 1993년이야말로 그들 역사의 최고 암흑기였다. 혹자는 이들의 이 앨범을 서유럽의 중세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사학 전공자 입장에선 서양 중세에 대한 모욕이다. 암흑기라고 알려져 있던 서유럽의 중세는 세간에 알려져 있던 통설과는 달리 빛났던 서유럽의 고대로부터 유산을 받아 유지하고 그 유산을 꽃피우기 위한 침묵을 지키던 시절에 가까우며, 중세 그 자체로도 나름대로 충분히 빛나는 시대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시대다. 하지만 Helloween의 이 앨범 [Chameleon] 은 중세는 커녕, 소위 반달리즘(Bandalism)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느낌의 앨범이다-사실 반달리즘이란 용어의 어원인 반달인들은 문명을 파괴하는 식의 약탈 따윈 하지 않았고, 도리어 북아프리카 일대에서 고대 로마의 그것을 이어받은 나름의 문명화된 질서를 수립한 종족이었기에 이 비유조차 틀릴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서두가 너무 길었다-이건 글을 두들기다 보면 다른 곳으로 빠지곤 하는 나쁜 습관이긴 한데, 그나마 서술과 관련된 부분이니 그렇다 칠 수 있을지도 (...)-. 하여간 Helloween의 이 앨범이 그런 끔찍한 앨범이냐? 라고 묻는다면 두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Ja, und nein. Helloween이 독일 밴드니까 독일어로 답한 셈이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Helloween에게 최고의 암흑기를 안겨 준 앨범이 이 앨범이라고 해 놓고 나선 끔찍하기도 하고, 끔직하지 않기도 하다니, 황희 심보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앨범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은 일단 소위 말하는 유러피언 파워 메탈이 아니다. 그렇다고 생각하고 들으면 충분히 납득할 정도의 곡들이다. 실제로 곡들 자체의 퀄리티가 그렇게 끔찍하다, 고 표현할 정도로 나쁜 곡들은 아니니까. 특히 Kiske 특유의 보컬은 이 앨범에서 가장 무르익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소 정돈되지 못한 Keeper 시리즈에서의 보컬 퍼포먼스를 [Pink bubbles go ape] 앨범과 [Chameleon] 앨범에서 Kiske가 들려주는 보컬 퍼포먼스와 비교하자면? 보컬 퍼포먼스 자체는 이 시기의 Kiske가 훨씬 정돈되고 다듬어져 있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발라드 Windmill과 Longing에서 Kiske의 보컬은 후에 그가 참여한 Place Vendome에서의 그를 연상하게 한달까.
그러나 문제는 Helloween이 단순한 유러피언 파워 메탈 밴드가 아니었다는 점이 아닐까. 그냥 평범한 밴드였다면 그들의 실험 앨범 한 장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예를 들면 Cydonia. 데뷔 앨범에서의 센세이션을 뒤로 하고 내놓은 [The dark flower] 에서의 실망은 그 자체로 끝났다-물론 Cydonia란 밴드 자체도 와해되다시피 했지만-. 하지만 이들은 Helloween이었다. 쓰래시 메탈에서 Metallica가, 오소독스한 헤비 메탈에서 Judas priest와 Iron maiden이, 프로그레시브 메탈에서 Dream theater가 차지하는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바로 그 Helloween이었단 말이다. 그런 그들이 이런 실험을 하고 있는 건 팬들에게 있어 재앙이다.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 제왕의 위치를 차지해야 할 꿈과 희망이 이런 말도 안되는 실험을 한다고? 그건 용납할 수 없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앨범까지의 시행착오를 끝으로 Keeper 시대의 Helloween이란 밴드는 끝났다. Hansen의 탈퇴로 금이 갔던 밴드는 Kiske와 Schwichtenberg의 이탈로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버텨낸 사운드의 중핵 Michael Weikath는 After Kiske라는 중요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고, 그 결과가 Andi Deris의 시대로 이어졌다. Andi Deris 시대의 Helloween이 굳건히 버텨주고는 있지만... Keeper의 시대라는 위대한 시대를 열어낸 Helloween이 이런 식으로 끝장나서는 안 되는 거였다.
서두가 너무 길었다-이건 글을 두들기다 보면 다른 곳으로 빠지곤 하는 나쁜 습관이긴 한데, 그나마 서술과 관련된 부분이니 그렇다 칠 수 있을지도 (...)-. 하여간 Helloween의 이 앨범이 그런 끔찍한 앨범이냐? 라고 묻는다면 두 가지 대답이 가능하다. Ja, und nein. Helloween이 독일 밴드니까 독일어로 답한 셈이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Helloween에게 최고의 암흑기를 안겨 준 앨범이 이 앨범이라고 해 놓고 나선 끔찍하기도 하고, 끔직하지 않기도 하다니, 황희 심보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앨범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은 일단 소위 말하는 유러피언 파워 메탈이 아니다. 그렇다고 생각하고 들으면 충분히 납득할 정도의 곡들이다. 실제로 곡들 자체의 퀄리티가 그렇게 끔찍하다, 고 표현할 정도로 나쁜 곡들은 아니니까. 특히 Kiske 특유의 보컬은 이 앨범에서 가장 무르익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소 정돈되지 못한 Keeper 시리즈에서의 보컬 퍼포먼스를 [Pink bubbles go ape] 앨범과 [Chameleon] 앨범에서 Kiske가 들려주는 보컬 퍼포먼스와 비교하자면? 보컬 퍼포먼스 자체는 이 시기의 Kiske가 훨씬 정돈되고 다듬어져 있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발라드 Windmill과 Longing에서 Kiske의 보컬은 후에 그가 참여한 Place Vendome에서의 그를 연상하게 한달까.
그러나 문제는 Helloween이 단순한 유러피언 파워 메탈 밴드가 아니었다는 점이 아닐까. 그냥 평범한 밴드였다면 그들의 실험 앨범 한 장이 그렇게까지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예를 들면 Cydonia. 데뷔 앨범에서의 센세이션을 뒤로 하고 내놓은 [The dark flower] 에서의 실망은 그 자체로 끝났다-물론 Cydonia란 밴드 자체도 와해되다시피 했지만-. 하지만 이들은 Helloween이었다. 쓰래시 메탈에서 Metallica가, 오소독스한 헤비 메탈에서 Judas priest와 Iron maiden이, 프로그레시브 메탈에서 Dream theater가 차지하는 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바로 그 Helloween이었단 말이다. 그런 그들이 이런 실험을 하고 있는 건 팬들에게 있어 재앙이다.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서 제왕의 위치를 차지해야 할 꿈과 희망이 이런 말도 안되는 실험을 한다고? 그건 용납할 수 없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앨범까지의 시행착오를 끝으로 Keeper 시대의 Helloween이란 밴드는 끝났다. Hansen의 탈퇴로 금이 갔던 밴드는 Kiske와 Schwichtenberg의 이탈로 더 이상 어찌 할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버텨낸 사운드의 중핵 Michael Weikath는 After Kiske라는 중요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고, 그 결과가 Andi Deris의 시대로 이어졌다. Andi Deris 시대의 Helloween이 굳건히 버텨주고는 있지만... Keeper의 시대라는 위대한 시대를 열어낸 Helloween이 이런 식으로 끝장나서는 안 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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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 | rating | votes | video | ||
---|---|---|---|---|---|
1. | First Time | 5:30 | 87.2 | 18 | Audio |
2. | When the Sinner | 6:54 | 81.8 | 19 | Music Video |
3. | I Don't Wanna Cry No More | 5:12 | 76.8 | 16 | |
4. | Crazy Cat | 3:30 | 75.7 | 16 | |
5. | Giants | 6:33 | 86.4 | 16 | Audio |
6. | Windmill | 5:14 | 88.1 | 22 | Audio |
7. | Revolution Now | 8:04 | 71.7 | 17 | |
8. | In the Night | 5:35 | 72.5 | 16 | |
9. | Music | 7:01 | 76.2 | 15 | |
10. | Step Out of Hell | 4:22 | 78.2 | 16 | |
11. | I Believe | 9:11 | 76.1 | 16 | |
12. | Longing | 4:14 | 81.3 | 18 | Audio |
Line-up (members)
- Michael Kiske : Vocals
- Michael Weikath : Guitars
- Roland Grapow : Guitars
- Markus Grosskopf : Bass
- Ingo Schwichtenberg : Drums
10,446 reviews
cover art | Artist | Album review | Reviewer | Rating | Date | Like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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