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ania –
V (Praeparatus Supervivet) (2021) |
80/100 Jun 26, 2022 |

이 앨범에 대해 음식으로 표현하자면, 페페로니 피자에 루꼴라를 넣었더니 그 쌉싸름한 맛이 짠맛과 어우러져 매우 호평이었는데, 이에 자만한 나머지 루꼴라로만 만들어진 피자를 내놓은 격이다.
전작에서 Dimitri의 보컬 역할이 스파이스로서 대단했던건 사실이다. 특히 Gift of Life에서 두드러지는 역할을하는데 Dimitri의 엔딩파트가 있었기에 멜파메 역사에 남을 명곡 중 하나로 뽑을 수 있었다. 근데 이번 앨범에서 트랙의 반을 Dimitri로 채운다? 애매하다. 김치가 맛있다고 김치로만 식사를 할 수 없듯이, Dimitri의 보컬은 서포트의 역할에서 그쳤어야 했다. 그런데도 메인보컬로 절반을 활약하고 있으니 김치의 짠내에 숨이 턱턱 막힌다.
Ola Halen이 본인의 한계를 인정하고 곡 수를 줄인 것일까? 아니면 원래 해체했어야 했을 밴드에서 Dimitri의 입김이 강해져버린 것일까? 뒷사정은 알수 없지만, Dimitri가 메인보컬로 나선 곡들은 B-side에 알맞는 퀄리티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멜로디도 대체로 괜찮아서 더 화가 난다. 실제로 듀엣으로 부른 The Last Hyme to Life는 디미트리의 보컬에 대한 아쉬움을 해결한 본 앨범의 명곡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크게 위안이 되는 것은 올라 할렌 보컬의 곡들은 예전 향수를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이다. 완전히 사장된 밴드의 부활, 그 퀄리티가 크게 나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활동을 다시 기대해볼 수 있는 희망이 있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한번 해줬다' 가 아닌, 지속적인 활동을 위한 전초전 앨범이 되었으면 좋겠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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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ween –
Helloween (2021) |
95/100 Mar 23, 2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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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서 언제는 안그랬겠냐만, 락/메탈 장르가 점점 사장되어가고 있는게 안타깝다. 전통 강자들은 너무 늙었고, 신규 뮤지션들은 멤버들끼리 수익을 나누지 않아도 되는 장르로 점점 빠지고 있다. 2010년대의 Helloween 또한 늙어버린 밴드 중 하나였을 뿐이다. 들을땐 나쁘지 않지만 나중엔 기억도 희미한 앨범만 겨우 만들어내는 한물 간 밴드.
그래도 멜파메 장르의 시초로 수많은 밴드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기에 항상 '재결합'의 구설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Michael Kiske의 복귀, 쫓겨난 멤버들의 새 밴드 창설 등. 소문만 무성한채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버렸지만, 19년에 역대 보컬들이 다 모이는 쾌거를 이룰지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재결합 투어 앨범을 들었을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화제는 충분히 모았다. 문제는 퀄리티다. 과거의 음악들이 훌륭했다는건 기정사실이지만 미래의 음악은 모르는거다. 코시국의 음악적 가뭄 속에 New Helloween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받으며 본 앨범이 세상에 발매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에겐 최고에 굉장히 가까운 명반이었다.
아마 Michael Kiske의 복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Keeper 시리즈와의 연관성을 찾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소싯적 락 좀 들었다는 틀딱이나(본인도 틀딱이라 욕 아님) 밴드활동 하는 사람들 중에 Helloween이라고 하면 Keeper 시리즈 외엔 취급도 안하는 사람이 많기에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재직보컬 기준으로, Kai Hansen 시절은 베타테스트라고 치고 Michael Kiske의 시기를 전기, Andi Deris의 시기를 후기라고 한다면 본 앨범은 2:8 정도라고 본다. 하지만 활동경력이 길었기에 단순히 비율로 나누기엔 불합리한 부분도 있을것이다.
전기의 I Want Out이나 Dr. Stein 같은 경쾌한 음악을 기대하고 들어본 사람들은 별로 만족스럽지 않을거다. 후기의 Are You Metal이나 Perfect Gentleman 같은 파워풀한 걸 기대하고 들어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뭔가 모자란 느낌을 받았을거다.
왜냐면 이 앨범의 악곡은 2010년대의, 사람들이 별 관심을 안가졌을때의 그 악곡 스타일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2010년대의 앨범 Straight out of Hell과 My God-given Right를 앨범을 들을때마다 생각하는게, 들을때는 킬링트랙도 있고 평균적으로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좋다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나중엔 기억도 별로 안나는게 사실이다. 결국 '나쁘지 않은 앨범' 이었고, 그 악곡 스타일의 전형이 본 앨범에 전반적으로 퍼져있다.
그런데도 막상 본앨범을 들어보면, 이 박력은 뭐지? 그동안의 무난한 악곡이 보컬들의 시너지 효과를 만나서 명곡으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과연 Michael Kiske와 Andi Deris는 당대의 보컬들이 맞다. 특히 Michael Kiske는 Unisonic 에서 삽질하던 시간이 아까웠을 정도로 지금의 Helloween과 잘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보컬링을 선보인다. Andi Deris도 그저 나이만 먹어가는줄 알았는데, 자극을 받은건지 10년은 젊은 파워풀한 보컬로 돌아왔다. 누구나 생각했듯이 Michael Kiske와 Andi Deris의 스타일이 상극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블 보컬이 말도 안되는 임팩트를 선사한다. 그동안의 밍밍했던 악곡스타일이 드디어 정답을 찾은 기분이다.
내 20년째 헬로윈 팬으로서, 이 앨범을 높게 쳐주는 이유는 그것이다. 일견 무난해보이는 악곡이어도, 보컬 파워로 완전히 찍어 누르는, 말그대로 Melodic 'Power' Metal. 전기와 후기의 보컬이 서로 스타일이 매우 달랐기에 평가가 엇갈렸지만, 이 앨범으로 명확해졌다고 본다. 그들은 모두 당대의 보컬들이다! 두 보컬의 퍼포먼스는 헬로윈 디스코그래프 중 제일 아닌가 싶다. 당대의 두 보컬이 서로 코러스를 거들어주는 후렴구는 아무 트랙을 틀어도 박력이 넘친다.
이 앨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처음 헬로윈에 매료되었을때처럼- 한번 앨범의 끝까지 제대로 청취해보길 바란다! 길을 걸으면서 인스턴트처럼 한순간 소비되는 음악이 아닌, 본인들만의 장점을 계속 벼려낸 이 앨범이야말로, 헬로윈의 디스코그래피를 농축시킨 액기스라고 생각한다. 맨날 만들던 육수에 옛날에 썼던 조미료를 첨가해서 판매하는게 아닌, 진짜 감칠맛 넘치는 진한 육수가 탄생했다. Skyfall은 현대적이면서도 예전 대곡들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던가, Robot King은 시종일관 지르는 보컬라인이 박력 넘치면서도 특유의 디스토피아 가사가 여운을 남긴다던가... Fear of the Fallen은 Helloween에 대해 문외한이 들어도 명곡이겠지. Down in the Dumps 까지 가면 Helloween 팬들은 그래 이거지 하지 않을까?
이정도 완성도면 Avantasia의 Moonglow 수준의 화려하면서도 성공적인 컴백이라고 불러도 되겠다. 멤버들의 나이가 걱정되긴 하는데, 앞으로도 불태울수 있는 음악활동 계속 해줬으면 좋겠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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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man –
Ritual (2002) |
95/100 Jun 11, 2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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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 Matos에 대한 추모록-
Andre Matos를 모르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유러피언 멜로딕 메탈을 안다고 말하면 안된다. 활동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보컬링, 그의 음역대를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는가? 그의 능력, 그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동반되지 않으면서도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이 바닥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판단해도 큰 무리가 아닐 것이다.
Viper에서 활동할 당시 이미 힘들이지 않고 깔끔한 고음과 섬세한 표현력에 두각을 드러냈던 Andre는, 최근의 Jorn Lande 처럼 당대의 보컬로 인정받지 못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당시의 보컬 라이벌 중에 Michael Kiske, Ralf Scheepers, Timo Kotip elto 등 비슷한 성향을 가지면서도 걸출한 보컬들이 너무 많이 등장했던 이유가 아닐까한다.
그렇다고 Andre의 보컬이 당대의 보컬들과 비교했을때 평범하다는 말은 아니다. 얼핏 들어본 사람들은 앙드레의 고음에 초점을 맞춰서 그를 그저 고음 보컬이다, 라고 평가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Angra에서의 활동은 단지 고음을 잘내는 보컬 수준에서 그치는 레벨이 아니었다. Angels Cry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찬찬히 들어본 사람이면 Andre가 원하는 최후의 사운드는 Dream Theater의 James LaBrie 같은 프록메탈이라는걸 눈치챌수 있을것이다. 첫곡이 Carry On이라고 해서 무작정 달리는 스피드 메탈은 절대 아니었고, Time, Lasting Child 등 프록스러운 터치가 상당히 가미된 앨범이었다.
보컬이 밴드 사운드에서 미치는 영향이 막중할진대, Andre처럼 작곡에도 크게 관여하는 보컬일 경우 영향력이 작다고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프록메탈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는 어려웠을까. Angra의 2, 3집에서 원하는 역량을 펼쳤지만 대중적인 성공은 점점 잊혀지고 Andre의 보컬은 Avantasia에서 들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을 것이다.
Andre의 야망에 Angra는 족쇄 였을까? Andre는 Angra를 탈퇴하고, 새로운 밴드인 Shaman을 결성한다. 프로듀서에는 Avantasia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있는 Sascha Paeth로 결정되었다. Avantasia, Edguy, Kamelot 등으로 성공가도를 걷고 있던 Sascha에게도 손해보지 않는 장사였고, Andre의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협업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Sascha는 녹음 도중 Andre에게 '보컬 스타일을 바꿔보는게 어때?' 하고 제안했고, Andre는 그 제안에 따라 강하고 메탈스러운 보컬로 성향이 바뀌었다. 그 조언을 받아들이고 첫번째 발매한 앨범이 본 앨범인 Shaman의 Ritual 이다.
그렇다. 추모록을 굳이 이 앨범에 올리는 이유는, Andre Matos는 밴드의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이자, 결국은 보컬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장담하건데, 이 앨범에는 Andre Matos의 모든(특히 보컬의) 역량이 집중되어있다. 여전히 멜로딕 메탈스러운 터치와 프로그레시브 메탈스러운 터치가 함께 가미되어있으면서도 듣기 지루한 트랙이 하나도 없다. 악기들의 역량도 상당하지만, Andre Matos의 다이나믹하면서도 쉴틈이 없는 보컬이 특히나 돋보인다.
결론적으로, 본 앨범은 Andre Matos의 디스코그라피 중 두말할것 없이 최고다! Here I Am은 멜스메의 정석을 따르면서도 감점요소가 없는다는 둥, Over Your Head는 미드템포부터 시작해 완급조절이 아름답다는 둥, 앨범의 트랙마다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앙드레의 작곡과 보컬의 정수를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 이미 트랙별로 평가를 나눔이 의미가 없음을 깨닫게 될것이다.
이 앨범은 그저 당대의 보컬인 Andre Matos가 본인 역량의 최대치를 끌어낸다는 점에서 반드시 들어야할 앨범이다. 이전의 앨범, 이후의 앨범 모두 Andre Matos지만, 이 앨범만큼의 보컬 파워를 느끼기는 쉽지 않다.
19년 6월 8일,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Andre가 세상을 떠났다. 이 분야에 관심있는 누구든지, 이 앨범을 꼭 들어보길 권한다. 더이상 이 앨범을 뛰어넘는 Andre의 노래를 들을 수 없으니.
Rest in Peace, Andre.
You have been my hope, and I shall carry on as you say.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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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ntasia –
Ghostlights (2016) |
75/100 Feb 4,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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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타시아에게 이런 평가를 내리는것이 믿어지지가 않지만, 너무 지루해서 걸러도 아무 문제 없는 수준이다.
우선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은....토비아스의 멜로디 캐치 능력은 여전히 굉장해서 많은 후렴부분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는 것이다. 게스트들도 돌아온 보증수표 요른 란데를 포함해 인지도가 조금 떨어지는 보컬들도 상당한 실력을 보여준다. 그런데 왜 듣기가 힘들까.
가장 큰 문제점은 텐션이 떨어지는 곡들이 앨범 전반부에 너무 몰려있다는 것이다. 대곡인데도 웅장함이 안 느껴지는 Let the Storm Decend Upon You는 요른 란데의 어마어마한 보컬로 어떻게 넘어간다 치더라도 뒤이어 오는 The Hau nting, Seduction of Decay는 시종일관 분위기를 다운 시킨다. 타이틀 곡인 Ghostlights로 분위기를 띄우는 듯 하지만 뒤이어 오는 Draconian Love도 어둡고 처지는 곡이다. (개인적으로 이 곡 자체는 좋아하지만 앨범 전체적인 분위기를 다운시키는데 한몫 했다고 본다)
또 중간중간 분위기를 띄워줄 곡들이 몇개 있는데 이 곡들의 문제점은 인트로와 후렴구에 괴리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40초부터 질주감 넘치는 인트로로 시작한 Master of the Pendulum도 막상 노래가 시작되면 속도를 낮춘다. 8비트로 진행되는 Unchain the Light는 후렴구에서 갑자기 더블베이스 드럼이 폭발하는데 조금 뜬금없이 느껴진다. (후렴부분은 좋지만, 바꿔말하자면 후렴부분 빼고는 별로다)
특징 없이 그냥 흘러가는 곡들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아서 어디가 포인트인지도 모르겠는 Isle of Evermore도 그렇고 Babylon Vampyres도 7분짜리 곡인데 막상 기억나는 건 후렴구 십몇초일 뿐이다. 이러한 곡들이 요소요소에 있어 명곡 Lucifer의 전반부를 넘지 못하는 청자들이 많을 것이다.
토비아스 사멧이 팝트렌드는 그만두고 순수한 메탈로의 회귀를 선언한지 3년. 그동안 나온 아반타시아 앨범 The Mystery of Time과 에드가이의 Space Police를 보면 왕의 귀환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이 앨범에도 분명 팝적인 요소는 배제되어 있는것 같은데, 이 온도차는 무엇인지. 장르적 한계를 타파하려는 시도인가? 그 시도는 적어도 이번 앨범에선 실패로 돌아간 듯 보인다.
그럼에도 이 앨범에서도 희망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아반타시아의 단골객원 미하일 키스케의 보컬이 점점 전성기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마 Unisonic의 활동이 도움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진수가 모인 타이틀 트랙 Ghostlights는 반드시 들어보길 바란다. 적어도 이 트랙 하나만은 아반타시아 디스코그래피에 남는 어마어마한 곡이라고 평할 수 있다.
또한 이 앨범이 아반타시아가 무언가 다른 방향성을 제시할 다음 앨범의 초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진보라는 건 서서히 오기 마련이다. 헬로윈의 Master of the Rings와 Gambling With the Devil도 그랬고, 랩소디오브파이어의 Dark Wings of Steel도 그랬다. 이러한 시도가 다음 앨범에서 발전된 모습을 위한 일보 후퇴일 수 있다.
사실 아반타시아라는 이름값에 못미쳐서 많이 실망한 것이지 앨범 전체적으로 보면 Average인 70점이 맞다. 그래도 토비아스의 천재적인 멜로디 캐치 능력과 킬링트랙 Ghostlights를 봐서 +5점을 준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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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ovarius –
Eternal (2015) |
80/100 Oct 18,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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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의 앨범들이 워낙 뛰어난 앨범들이었고, 한국에 정발이 되기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워낙 평가가 좋아서 막상 들어봤을 때는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하지만 호평일색은 변하지 않았고 요 며칠 집중적으로 들어본 결과 이번 앨범은 Elysium이나 Nemesis보다 확실히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흔히 이런 장르를 멜로딕 파워 메탈이라고 표현하는데, 여기서 파워란 무엇인가? 필자는 이 파워를 박력이라고 생각한다. 박력이란 연주를 쎄게 친다는 뜻이 아니라 곡의 구성이나 멜로디에서 압도되는 듯한 느낌이다. 보통 폭발하는 듯한 후렴구나 브릿지 부분이 곡의 박력을 잘 살려준다. 이 앨범에서는 그 박력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보컬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이 문제는 필자 개인적으로 전작부터 느끼고 있었다. Elysium 앨범에서 Infernal Maze의 마이너한 스피드넘버라던가, 천상의 멜로디를 담은 듯한 대곡 Elysium 등 '박력있는' 트랙이 상당히 있었다. 하지만 Nemesis 앨범에서는 한번에 귀에 들어오는 인트로를 가진 Halcyon Days가 그나마 킬링트랙으로 꼽을 수 있고 그 외에 Infernal Maze와 닮은 Unbreakable이나 웅장함을 담은 발라드 트랙 If the Story Is Over을 제외하곤 그냥저냥 흘러가는 듯한 인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그나마도 사라졌다. 미리 공개된 Shine in the Dark를 들을때만 해도 얘네들이 다시 사고를 치는구나, 하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후에 공개된 My Eternal Dream을 들을때 다시 불안감이 샘솟았다. 어마어마한 연주력으로 훌륭한 곡임이 명백한데도 쪼그라드는 듯한 후렴구의 보컬라인이 박력을 다 잡아먹고 있다. 앨범이 전체적으로 그런 분위기다.
높은 음역대를 유지하는 Few Are Those가 그나마 들을만한 후렴구를 가지고 있고 다이나믹한 음역변화를 꾀했던 Feeding the Fire나 The Lost Saga는 오히려 곡의 난이도를 높여놨다. 빈틈없는 킬링트랙인 Rise Above It도 마징가스러운 도입부가 옥의티다. 최근 앨범들의 발라드 트랙이 Forever가 유치하게 들릴 정도로 상당히 괜찮았고 Matias는 신입밴드 Arion에서 어마어마한 발라드 트랙 You're My Melody를 만드는데 도와줬던 경력이 있어 이번 앨범의 발라드 트랙도 굉장히 기대했지만 Fire in Your Eyes는 대미를 장식해야하는 기타솔로가 무난해 역시 절정부분을 상실한 애매한 곡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은 심포닉을 후렴구에 잘 녹여들게 한 Shine in the Dark, 무난하지만 그렇기에 기본만은 지킨 In My Line of Work만이 흠잡을데 없는 트랙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보컬은 음역대가 전부는 아니다. 그렇다고 Kotipelto의 낮은 음역대가 듣기 좋다는 말은 아니다. 또 Kotipelto의 보컬이 한물 갔다는 말도 아니다. 필자는 전작인 Nemesis를 들을 때 확 내려간 보컬을 들으며 Kotipelto는 이제 죽은 줄 알았다. 하지만 올해 중순에 나온 Cain's Offering의 Stormcrow 앨범을 들으면서 Kotipelto의 생존을 확인했다. 그럼 이 박력의 차이는 Stratovarius가 Kotipelto를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음역대를 반키나 한키 정도 올렸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Tolkki는 굉장히 싫어하고 Stratovarius의 새 멤버들을 좋아한다. Matias나 Lauri, Rolf 모두 어마어마한 연주자이며 연주 퀄리티는 멤버 교체 이후 확실히 더 좋아졌다. 그래서 사실 필자는 후기 앨범인 Polaris, Elysium 등을 더 좋아한다. 특히 Elysium은 너무나 아름다운 대곡에 몸을 떨면서 들었다. 그랬기에 박력을 상실한 이번 앨범은 커다란 실망으로 다가왔다. 그때의 감동은 어디다 두고 The Lost Saga 같은 이상한 대곡이 튀어나왔는지....
새로운 시도라고 보기엔 너무 애매한 앨범이 나왔다. 괴상한 멜로디를 가졌다고해서 다 프로그레시브는 아니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선구자 드림시어터도 후렴구는 편안하면서 귀에 틀어박히는 멜로디로 청자를 사로잡는다. 적어도 다음 앨범부터는 좀 더 멜로디에 신경 쓴 후렴구나 기타솔로를 듣고 싶은 개인적인 바램이다. 최근 칭송받았던 그들의 행보처럼.
평 수정 2015.11.10
다시 집중적으로 들어본 결과 깊어진 심포닉과의 조화가 생각보다 곡의 퀄리티를 높여주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The Lost Saga의 애매한 멜로디도 후반부의 코러스가 부르는 곳에서 웅장함이 어마어마하게 살아난다. 미드템포곡인 Lost Without a Trace도 빠방하게 깔리는 스트링이 Polaris 앨범의 뭔가 부족한 미드템포 King of Nothing보다 훨씬 다양한 들을거리를 제공한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많은 곡들이 여전히 후렴구 멜로디가 한번에 들어오는 편이 아니라 기억도 잘 안나고 전체적으로 산만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5점에서 그친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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