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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somnia Review

Dream Theater - Parasomnia
Band
Albumpreview 

Parasomnia

Type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GenresProgressive Metal
LabelsInsideOut Music
Length1:11:16
Ranked#1 for 2025 , #2,829 all-time
Album rating :  85.8 / 100
Votes :  22  (5 reviews)
Reviewer :  level 10         Rating :  100 / 100
사십 년의 기적과 한 광신의 고백

드림씨어터의 오랜 팬으로서 고백한다. 언제부턴가 그들의 신보 소식이 들리면 기대될 뿐 아니라 불안하기도 했다. ‘저번 앨범보다 별로이진 않을까?’ ‘실망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지는 않을까?’ 정규 앨범만 열다섯 장에 이르는 장대한 디스코그라피 사상 ‘망반’이라고 부를 작품을 낸 적이 거의 없는, 이토록 성실하고 준수한 밴드의 신보 소식이 무슨 이유로 불안했던 걸까.

포트노이가 15년 만에 복귀해 만든 이들의 16번째 앨범, Parasomnia를 들으면서 나는 그 불안의 실체를 진지하게 고민했다. 이번에도 앨범을 듣기 전까지 불안했고, 언제나 그래왔듯 앨범을 들으며 불안은 해소됐다. 이 고질적인 신경증은 언제부터, 왜 시작되었을까? 언제부턴가 그들의 음악이 다소 자기복제처럼 들렸기 때문일까? 포트노이가 탈퇴하고 맨지니가 가입하면서부터였을까?

약 20분에 이르는 이번 앨범의 마지막 트랙, The Shadow Man Incident를 들으면서 한 가지를 다시 깨달았다. 이 밴드, 드림씨어터는 광대한 스케일의 사운드와 더불어 야수같이 무자비한 헤비니스를 펼쳐내면서도, 그 와중에 가슴을 아려오게 할 만큼 감동적일 뿐 아니라 아련한 기쁨에 벅차게 만드는 서정적인 멜로디를 겸비하고, 그러면서도 눈이 돌아가는 신묘한 터치로 매 순간 경이로운 협연 속에서 격정적이면서도 화려한 화음을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대체 불가능한 유일무이의 존재였음을.

이건 단순하게 몇 가지 공식으로 해체되고 재조립될 수 없는 기적, 혹은 마법에 가까우며, 지금껏 이 밴드 외에는 이를 제대로 구현한 자가 없다. 바로 그것이, 92년 발매된 드림씨어터의 Images and Words 이후로 수많은 밴드가 이 마법을 모방하려 해왔고, 그로 인해 지금은 메탈 씬에서 가장 중요한 서브 장르로서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넓디넓은 영토가 마련되었지만 그 너른 들판에서 드림씨어터를 노골적으로 닮고자 했던 후예들은 대부분 고사하여 후대에 열매조차 남기지 못하고 역사 속에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그토록 독야청청 남아있는 이 ‘제왕’의 신보 소식이 왜 불안했을까? 그건 언젠가부터 그들이 마주해야 했을 유일한 적, 즉 스스로가 쌓아온 업적과 유산이 그 몸집을 거대하게 부풀려 왔기 때문일 것이다. 90년대에 드림씨어터가 차례로 내놓은 앨범들은 매번 전작의 성취를 깨부수는 ‘진보(progressive)’의 발자취였다 할 만하다. 그러나 오르막에는 끝이 있다. 위대한 앨범, 그다음에 더 위대한 앨범, 그다음에는 더욱더 위대한 앨범... 이는 불가능하다. 꽉 찬 동그라미를 완벽하게 그리고 나면, 그보다 더 완벽한 동그라미란 그려질 수 없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크기나 색깔이 다른 동그라미를 그리는 일의 반복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드림씨어터는 그 가망 없는 여정에서 계속 앞으로 전진해 왔다.

이는 일견 수행 불가능해 보이는 위태로운 외줄타기를 목도하는 일과 같다. 천 길 낭떠러지 사이를 잇는 가늘디가는 외줄 위에서 한 발씩 옮기는 기적의 곡예. 그가 전진할 때마다 청중은 탄성을 내지르고 놀라워하지만, 그다음 발걸음마저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항상 의심스러워한다. 40년 가까이 성공적으로 외줄을 타왔다면 이제는 믿어줄 법도 한데, 그 한 걸음 한 걸음이 매번 기적 같았기에 그 자취가 믿기지 않고, 앞으로 갈 길 또한 도무지 불안한 것이다. 여기서 정말 한 발을 더 앞으로 내디딜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때로 멈춰서도 되고, 뒷걸음쳐도 되고, 슬쩍 넘어졌다가 일어서도 된다. 그러나 드림씨어터의 팬들이란 세상에서 가장 까다롭고 엄격한 족속이며, 그러면서도 격정적이고 극성이기 때문에 그들이 만들어 내는 여론이라는 건 앨범의 전체적인 평가와 성취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팬은 밴드의 여정이 걱정될 수밖에 없다. 조금의 흔들림에도 광분하며 손가락질할 수많은 ‘팬들’이 그 외줄 밑에서 이를 드러내고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그렇게 나는 나의 불안을 이해한다. 마법, 혹은 기적을 선사하는 선지자를 바라보며 우리는 경이뿐만 아니라 의심도 거두지 않는다. 그가 명백한 기적을 선사하면 우리는 머리를 조아리고 외경에 사로잡히지만, 머지않아 우리는 그 권능을 의심하고 그가 또 다른 기적을 실현해 우리에게 신성을 확인시켜 주기를 원한다. 지난 40년간 드림씨어터가 보여준 기적으로도 우리는 의심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그들에게 부당한 청구서를 들이밀고 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그 기적은 언제나 그 전의 것보다 더 아름답고 대단한 것이어야만 한다. 우리는 그런 기적을 요구하면서도, 설혹 그가 그만큼의 기적을 실현하지 못할까 봐 한 편으로는 걱정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기회만 되면 헐뜯으며 배척할 준비마저 하고 있다. 그 모든 격정 속에서 나는 불안을 앓아왔던 것이다.

그래서 고백하자면 나는 드림씨어터의 신도이다. 그래서 이 글은 결과적으로 신앙고백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광신도처럼 말하는 참에 나는 이번 신보에 대해서도 노골적인 믿음을 하나 공개해야겠다.

16집 Parasomnia는 드림씨어터의 2집 Images and Words나 5집 Scenes from a Memory에 버금가는 명반이며, 만약 우리가 저 두 앨범에서 각각 30년과 20년이 넘는 오랜 시간 속에 축적된 애착과 추억을 분리할 수 있다면, 이번 16집은 그 앨범들을 가히 뛰어넘는 명반이다. Parasomnia에는 내가 유년기에 Images and Words를 병적으로 반복해 들으면서 느꼈던 희열과 감동이 있으면서, 동시에 Scenes from a Memory에서 받았던 충격과 경이로움이 동반한다. Parasomnia는 그 고전 명반들 이후로 20년 넘는 세월 동안 밴드가 축적해 온 관록과 연륜을 집약하면서, 후기 명반인 Train of Thought나 Black Clouds and Silver Linings 앨범이 제시했던 어둡고 헤비한 면모를 한층 더 파격적이면서도 세련된 형태로 구현한다. 또한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에픽, The Shadow Man Incident는 드림씨어터가 만들어낸 모든 대곡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곡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곡은 드림씨어터 역사상 최고의 곡 중 하나이며, 나아가 16집 앨범 자체가 드림씨어터의 최고 명반이라고 불러도 좋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기적은 이렇게 또다시 구현되었으며, 신의 권능 앞에 어찌할 바 없는 미물인 나는 그들의 다음 기적을 기다리며 다시 숨죽이게 될 것이다. 그러나 CD에 금이 가도록 들었던 Images and Words와 Scenes from a Memory라는 기적을 나는 선명히 기억한다. 그리하여 Parasomnia라는 기적의 재림은, 나의 믿음이 다음 시험에 드는 날이 올 때까지 기대와 불안의 교차로 번민하는, DT에 대한 광신의 늪 속에 나를 꽉 붙잡아두기에 넘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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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ratingvotesvideo
1.In the Arms of Morpheus5:2291.19Audio
2.Night Terror9:5591.310Music Video
3.A Broken Man8:3086.79
4.Dead Asleep11:0688.99Audio
5.Midnight Messiah7:5880.69Music Video
6.Are We Dreaming?1:2883.88Audio
7.Bend the Clock7:2490.69Audio
8.The Shadow Man Incident19:3296.79Audio

Line-up (members)

  • James LaBrie : Vocals
  • John Petrucci : Guitars
  • John Myung : Bass
  • Mike Portnoy : Drums
  • Jordan Rudess : Keyboards
10,616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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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는 흔히 프로그래시브 록의 전성시대로 불리운다. Pink Floyd부터 시작해서 Emerson Lake & Palmer, Genesis, Yes, King Crimson 등 굵직한 밴드들이 무수히 많았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당시에는 예술지향적인 작품들도 심심치 않게 대중적인 성공을 거머쥐고 차트에 쉬이 오르던 시절이었다....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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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 Stat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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