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 Gizzard and the Lizard Wizard –
Infest the Rats' Nest (2019) |
90/100 Oct 6, 2019 |

2019년을 들어서 나는 메탈 음악에 대해서 관심이 멀어져갔다. 사실 작년에도 그리 메탈을 자주 듣는 날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해들어서 정말 메탈을 듣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신보들은 커녕 내가 자주 듣던 헤비메탈이나 쓰래쉬메탈도 끌리지않았다. 올해에는 Mgła의 Age of Excuse, Opeth의 In Cauda Venenum, Tool의 Fear Inoculum 등 준수한 앨범들도 나왔음에 불구하고 나의 귀를 사로잡지는 못하였다.
그런데 이 앨범을 듣고나니 메탈을 듣던 기분을 조금씩이나마 낼 수 있었다. King Gizzard and the Lizard Wizard란 밴드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자면 개러지와 싸이키델릭으로 시작한 호주 밴드로 포크, 노이즈, 프록 , 메탈 등을 다루는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밴드 중 하나이다. 이들은 이 앨범 전에도 이따금 메탈과 가까운 곡들을 발표했지만 이렇게 노골적인 메탈앨범을 발매하기는 처음이다. 이 앨범은 싸이키델릭, 쓰래쉬메탈, 스토너메탈 단, 3가지의 장르들만 갖추고 있는데 각각의 파트를 지키며 곡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도해주는 역할을 한다. 싸이키델릭과 스토너메탈은 정말 박수쳐주고 싶다. 하지만 갈수록 예측가능해지는 반복적인 리프가 담긴 쓰래쉬메탈은 청자에 따라서 마이너스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목해야할 몇몇 트랙을 살펴보자면 메탈팬들을 충분히 흥분시켜줄 오프닝곡 "Planet B", 스토너메탈과 싸이키델릭의 조합으로 묘하게 블랙사바스와 닮은 것처럼 느껴지는 곡인 "Mars for the Rich", 보컬과 어울리는 쓰래쉬메탈 곡인 "Venusian 2", "Hell"이 있다.
주제는 지구가 황폐화되어 자신들이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을 찾아떠나는 내용인데 재미있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환경이나 사회문제가 발생하면 현실도피하는 현대사회와 현대인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줘 마냥 웃을 수도 없게 만든다.
이대로 2019년이 지나간다면 나에게 2019년 최고의 메탈앨범으로 남을 것같다. 나에게 잠시 메탈듣는 맛을 돋게해줬으니까.
Best Track : Planet B, Mars for the Rich, Venusian 2, Hell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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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ktor –
Terminal Redux (2016) |
95/100 Jun 8, 2019 |

Vektor는 2006년 "Demolition"이라는 데모를 발매하고 2011년 "Outer Isolation"를 발매하기까지 수많은 프로그레시브, 쓰래쉬 메탈팬들에게 주목과 지지를 받은 밴드이다. 특히 "Black Future"는 정교한 짜임새를 갖추고 끊임없이 변화하여 지루할 틈이 없는 앨범으로 메탈팬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5년이 지나고 Vektor는 "Terminal Redux"라는 전작들보다 한 차원 높은 앨범을 발매한다. 내가 전작들보다 높은 점수를 주는 이유는 다양한 음악효과를 넣어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여 앨범의 모든 곡들이 어울어져 하나의 대서사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보통 테크니컬, 프로그레시브하면 다른 메탈장르의 팬들에게는 지나치 게 복잡하거나 산만하게 느껴지는 반면에 Vektor의 음악은 중독성있는 리프와 난해한 리프를 줄다리기하여 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해준다. 이런 장점에 분위기를 잡아주는 향신료와 같은 효과를 넣어주니 쓰래쉬, 프로그레시브 팬들을 포함한 모든 메탈팬들이 두팔벌려 환영받는 것같다.
앨범에 담겨있는 콘셉트도 청자들에게 흥미를 돋게해주는데 David DiSanto의 인터뷰에 따르면 10대였을 때 듣던 Rush의 Hemispheres의 가사와 별자리 중 하나인 백조자리(Cygnus)에 흥미가 생겨 약간의 연구를 한 것이 앨범의 콘셉트, 스토리 전반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한다.
이 앨범은 도입부부터 강렬한 가사와 그에 맞춘 폭발적인 에너지는 이 앨범을 끝까지 듣게 만드는 원동력이 있다.(첫 곡인 "Charging the Void" 처럼) 그 뒤로도 쓰래쉬메탈 팬들을 환호하게 만드는 트랙들이 이어지는데 특히 "LCD" 와 "Ultimate Artificer"는 심장이 터져버릴 것같은 속주로 마치 '껍질은 화려하지만 알맹이는 전과 다름없어, 이게 바로 쓰래쉬지'라고 말해주는 것같다. 또한, 쓰래쉬메탈팬이 아니어도 매력적이게 느껴지는 "Collapse"는 80년대 쓰래쉬메탈밴드들의 발라드곡을 떠오르게 만들어 향수를 자극한다.
하지만 그중에서 내가 가장 최고로 꼽는 곡은 이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Recharging The Void"이다. David DiSanto도 이 곡은 언급하며 가장 도전적인 곡으로 수많은 리프를 담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13분 36초의 대곡으로 첫 곡의 원동력이 사그라질 때 즈음, 연료를 재충전하여 에너지를 발산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멜로디 곡선이 자주 변하고 보컬도 연주에 따라 감미롭다가도 괴성으로 변하기도 한다. 피날레를 장식하는 듯 하모니들도 울려퍼진다. 변화를 가장 많이 주었지만 전혀 산만하지않고 청자도 충분히 따라가서 즐길 수 있는 쾌감을 선사해주는 곡으로 첫 곡부터 들었다면 그 배로 느낄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있을만큼 베스트 트랙으로 보기에 매우 적절하다.
우주에서 연주해볼 생각없냐는 농담에 David DiSanto는 무중력에서 연주하는 것은 재밌을 것같다라고 대답했다고한다.
하지만 멤버들간의 불화로 David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탈퇴해버리는 슬픈일이 발생했다. 이 앨범이 Vektor의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블랙메탈 팬들에게 절대적으로 지지받는 Deathspell Omega의 "Paracletus"를 넘어선 2010년대 최고의 메탈앨범이다.
Killing Track : Charging the Void, Recharging the Void
Best Track : Cygnus Terminal, Ultimate Artificer, Pillars of Sand, Collapse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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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om –
Welcome to Hell (1981) |
90/100 Nov 21, 2015 |

혜성같이 등장해 사회적 큰 논란이 되었던 Venom의 영향력은 FWBM은 물론, 쓰래쉬메탈, 데스메탈 등 익스트림계에 하나의 큰 조류였다. 독일의 Sodom, Kreator, Destruction. 미국의 Slayer, Morbid Angel 또한 이들을 흉내내려고 노력했으며 심지어 FWBM의 선구자로 거론되었던 Bathory, Hellhammer 또한 베놈의 영향을 깊숙히 받았다. 이 정도의 영향력이라면 이하 FWBM 밴드들은 보나마나이다. 이렇게 대단한 영향력은 어디서 나오는가? 가장 큰 이유는 시대를 앞서가서. 어떻게 보면 먼저 했다라는 이유로 베놈이 과대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것만은 알아두었으면 한다. 이렇게 시대를 앞서가는 것은 정신이 안드로메다로 갈 때까지 지랄 똥을 싸도 안되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다. 81년 당시에 영국 헤비메탈씬에 이제 막 New Wave라는 바람이 불 시기에 이런 사악하고 충격적인 앨범을 내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81년 이전에 이처럼 조악한 음질에 사악함을 가미한 앨범은 당최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사타니즘을 표방한 밴드들은 있었지만 당시 NWOBHM 밴드인 Angel Witch, Demon, Saxon 등의 하드록/헤비메탈 사운드에 비교하자면 약간 동 떨어져있는 것을 알 수있다. 이들을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은 기껏해야 모터헤드로 헤비메탈 팬이나 평론가들은 베놈을 Motorhead of evil 이라고 칭한 바가 있다.
베놈은 원래 4인조 밴드로 보컬 Clive "Jesus Christ" Archer, 드럼 Tony Bray "Abaddon", 기타 Jeff Dunn "Mantas", 베이스 "Mr. Cronos" Conrad Lant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들은 1980년 4월에 Angel Dust, Raise the Dead 등을 녹음하고 Archer가 탈퇴한다. 이후 새로운 멤버를 영입하지않고 3인조 밴드로서1981년 In League with Satan/Live Like an Angel를 발매하고 바로 데뷔앨범인 Welcome To Hell을 발매한다. 데뷔앨범은 사타닉한 가사에 NWOBHM 중 가장 빠른 리프와 조악하고 거친 보컬이 버무러진 정말 걸작 중 걸작인 작품이다. 여기에 기타를 부수고, 악마숭배하는 흉내를 내는 둥... 기괴한 퍼포먼스에 기성세대 언론은 이에 대해서 혀를 내둘 수 밖에 없으니 자동으로 마케팅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당시 신세대들은 교회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빠르고 강한 음악에 목말라 있었다. 이런 베놈의 성공 또한 이후 나오는 메탈 밴드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된다. 영국 뿐 아니라 해외언론들은 베놈의 멤버들은 악마숭배자들이며 이를 좋아하는 신세대들에게 큰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크로노스의 인터뷰에 따르면 자신과 베놈의 멤버들은 사타니스트가 아니며 사악한 가사는 Black Sabbath 1집에서 영감을 받아 썼다고 한다. "악마와 계약을 했다', "영혼을 팔았다', '교회를 불태웠다" 등은 루머에 불과했으며 오히려 인기가 높아져가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집에 대해 평가를 내리자면 그리 완벽한 앨범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휘몰아쳐가는 첫 트랙을 듣고 있다면 사악한 매력에 이끌려 끝까지 들을 수밖에 없다.. 딱히 킬링트랙을 뽑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듣기 나쁜 트랙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런 점이 지옥 유황불 아래의 느낌을 매우 잘 살린 것이 아닐까싶다. 희미하긴 하지만 주술적인 느낌도 첨가되어 있어 듣기좋다. 1,2,7 트랙은 베놈의 초기 느낌을 잘 살린 곡으로 혹시라도 1집을 모두 듣기 싫다면 이 3개의 트랙은 꼭 듣기를 추천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베놈은 쓰래쉬메탈, 데스메탈, 블랙메탈의 원형이었으며 블랙사바스 다음으로 익스트림의 선두주자였다. NWOBHM 밴드들 중 가장 순수한 악을 잘 표현한 밴드였으며, 정말 놀라울 뿐이다. 1985년 Possessed가 발매될 때까지 최고의 인기를 누렸으며 후일 쓰래쉬메탈, SWBM, 데스메탈 밴드들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전설의 밴드로 칭송받게 된다.
Killing Track : Welcome To Hell
Best Track : Sons of Satan, Witching Hour, Angel Dust, In League With Satan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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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s –
Masters of Misery - Black Sabbath: An Earache Tribute (1992) |
85/100 Oct 4, 2015 |

이 음반은 영국반이 오리지널이다. 미국반에서는 Anal Cunt의 Killing Yourself to Live, Ultraviolence의 Paranoid, Iron Monkey의 Cornucopia가 추가 되었고 Cadaver의 Sweet Leaf가 빠져있다. 이 트리뷰트 음반은 둠메탈 밴드들이 주를 이룬 앨범으로 Earache Label에서 발매되었다. 블랙사바스의 곡들을 커버한 이 앨범은 기대이상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의 커버는 원래 곡들을 개사하면서까지 자신의 음악적 방향에 초점을 맞추었다. 물론 원곡에 가까운 커버도 있다. Cadaver의 Sweet Leaf는 원곡 범위에서 최대한 벗어나지 않을려고 하는 노력이 보인다. 이 음반에서 가장 커버를 잘했다고 생각되는 곡들에 대해서는 역시 슬럿지메탈 혹은 둠 메탈 계열의 밴드들이 돋보인다. 특히 2번트랙 Snowblind은 훌륭한 커버곡이다. 둠메탈을 제외한 장르의 밴드들 중 Godflesh의 Zero the Hero는 기존의 인더스트리얼보다 슬럿지 느낌이 더욱 묻어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에 Old Lady Drivers는 인더스트리얼을 충실히 살려 신선한 느낌을 돋보이게 해준다. 블랙사바스를 좋아하고 커버곡들을 듣고싶다면 이 음반을 추천한다.
사실, 이 음반 말고도 블랙사바스의 커버곡들은 넘쳐나서 추천할 음반이 수없이 많다. 그만큼 블랙사바스의 위상을 어떤지를 다시 한번 머리에 되새겨진다.
Great Effect : All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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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kill –
The Years of Decay (1989) |
86/100 Aug 3, 2010 |

Overkill의 히트곡인 Elimination이 있는 앨범으로 명성을 쌓았다. 한참 메탈리카 계열(메탈처치)이니, 메가데스 계열(슬레이어 등)이니 평론가들은 이분법적으로 따져왔다. 그러나 이 앨범이 나온 후에는 그런 말들이 싹 없어졌다. 메탈리카와 메가데스의 그늘에 가려졌던 밴드들이 하나 둘씩 히트해나간 것이 그 이유였기도 하였지만 메탈리카와 메가데스 등이 새로운 시도를 했으나 실패하는 격변기에서 Overkill과 Metal Church, Exodus, Slayer 등은 '자신들의 음악'을 고집해온 것이 가장 적합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오버킬 모든 앨범을 들어보시라. 90 년대 이후에도 이런 앨범을 발표할 수 있는 그들에 대하여 경 이로움을 느낄 것이다.)그 결과 Thrsah Metal은 무너지지않았다. 메탈리카와 메가데스가 Thrash Metal 전부가 아니라는것을 확신해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Thrash Metal 전성기 마지막 성공앨범이라 할 수 있는 이 The Years Of Decay이란 앨범은 약간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그 안을 파보면 절대 촌스럽지않음을 알 수 있다. 2번 트랙은 알다시피 오버킬의 제 실력을 보여준 곡이고 3번 트랙은 특유의 음색으로 중독성을 일으킨다. 어떤 팬들이 이 앨범에 대해서 말하기를 7번 트랙부터 약간 정체된 느낌을 받아서 최고의 앨버으로 평가받기 어렵다고한다. 글쎄, 오버킬의 달리는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8번 트랙을 록 발라드의 眞味라며 계속 들어서 그런 생각은 아예 하지않았다. 그 팬들은 오버킬의 달리는 특유의 음색에 집착한 나머지 밴드의 음악 전체를 보지 못한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8번 트랙 The Years Of Decay을 베스트트랙으로 선정한다.
분명한건, 오버킬은 앨범 아트가 바뀔 때까지 절대 변함없이 달릴 것이다.
Best Track : Elimination, The Years Of Decay, Nothing To Die For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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